자칫 하다간 잠 와요!
다음날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갔어요.
모자를 꾹 눌러쓰고 엄마의 손을 꽉 잡았어요.
긴장하면서 저는 건물 내부로 들어섰지요.
병원은 좁은 골목 끝자락에 있었어요.
골목 앞에 놓인 간판을 봤을 땐 굉장히 허름한 병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건 저의 편견이었죠.
골목 끝엔 신식의 말끔한 병원이! 자리잡고 있었어요.
우울증이 재발해서 온 병원이었어서, 재발이라면 완치가 더 어려울 거라고
병원 오기 전부터 계속 생각하며 걱정을 했었는데요.
(초진은 2020년 3월, 재발은 2023년 9월)
이것 또한 저의 편견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완치할 수 있을 거라고 용기를 얻었죠!
처음에는 일반 상담을 받았어요.
입을 열지 못한 저를 대신해 엄마가 주로 말을 하셨죠.
그렇게 일반 상담을 몇 회 받다보니 저도 의사 선생님과 대화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의사 선생님은 일반 상담을 하시다가 문득 제게 물었어요.
"정신석을 받아보시면 어떻겠어요?"
저는 고개를 끄덕였고, 의사 선생님은 "좋아요, 그럼 다음 주부터 시작합시다."라고 하셨어요.
정신분석이 뭘까 궁금해서 찾아봤어요, 프로이트 이론을 기반으로 한다는데.
비전공자인 저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 뿐이었어요.
드디어, 정신분석 첫날!
"이 매트에 누우셔도 되고,
이 의자에 누우셔도 돼요."
'누워서 한다고요?' 저는 당황스러웠어요.
어디에서도 '누워서 한다'라는 얘길 찾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누워서 하는 상담은 처음이기도 했고요!
의사 선생님이 보이지 않는데 내가 얘기를 꺼낼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있죠,
오히려 의사 선생님이 보이지 않으니까 마음이 편안했어요.
절 어떻게 생각하실지도 신경쓸 필요가 없었어요.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타인의 평가에 자유로워졌다는 인상을 줬어요.
저는 무슨 얘기든 할 수 있었고
의사 선생님은 제게 질문을 하시는 방식으로
저의 정신분석을 진행하셨어요.
하나의 에피소드를 들려드릴게요.
정신분석을 받고 나서 집에 왔는데, 감정이 주체가 안 되더라구요.
겉보기엔 드러나는 게 없는데
제 속에선 난리가 나있는 상태였어요.
잠도 잘 오지 않았고요.
그 상태로 다음날이 되자마자 정신분석을 받으러 갔어요.
의사 선생님은 '분노를 수용하는 과정'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전에 받았던 일반 상담에서는 '분노'라는 감정을 얘기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제 감정에 초점이 맞춰진 분석이어서
저를 이해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처음 마주한 감정, '분노'
저는 앞으로 이 분노에 관해 아주 오랫동안 얘길 나눠요.
지금은 300시간을 넘게 정신분석을 받은 상태이고,
이 글은 처음을 떠올리면서 쓰는 글이에요.
저는 정신분석을 받으면서 그림으로 기록해왔었기에
이렇게 여러분께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어요.
정신분석에 관한 얘기와 함께
저의 변화도 같이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