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밖에서 전, 제 감정을 무시해왔어요.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떠오르는 것은 더욱이요.
예를 들면 분노, 슬픔, 우울, 괴로움, 절망, 좌절 같은 것 말이에요.
이 감정들은 부정적인 기분, 소위 말해 '나쁜 기분'으로 번지니까
거부하고 억압하고 무시해야 한다고 여기고 살았어요,
저뿐만 아니고 모두가 그렇게 하는 듯이 보였죠.
"긍정적으로 생각해."
그 말이 결정적이었어요.
그 뒤로 저는 '부정적으론 절대 생각하지 마.'라는 강박이 생겼고,
그 억누름은 곧 내면의 폭탄이 되었어요.
(한번 터지면 숨 쉬는 것도 힘들만큼 위력이 강력해요.)
상담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달라졌어요.
의사 선생님 눈만 봐도 그런 말이 들렸어요.
'당신의 모든 감정은 다 가치 있습니다.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는, 존중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의사 선생님은 "좌절을 경험하셨네요." 혹은 "분노를 느끼셨나 봐요." 라고 하셨어요.
제가 억누른 저의 감정이 솔직하게 드러나도록 도와주셨던 거죠.
처음 상담실에 갈 때를 떠올리면, 손수건은 필수였어요.
매일 울면서 나왔었으니깐요.
"그때 ~한 감정이 들었는데 몰랐어요,
지금 얘기하면서 ~한 감정이 들어요."
그 얘기와 함께요.
상담실 안으로 들어서면 저와 의사 선생님은
새처럼 말이 많아져요. 그래서 저렇게 그렸었어요.
저는 특히 참새처럼 요란하게 지저귀는 데요,
특히 꿈분석을 할 때요!
정신분석을 할 땐, 꿈분석도 같이 해요.
어떠한 배경에서 어떤 인물이 나왔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걸 느꼈다고
기억나는 데까지 말하면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질문하시곤 했어요.
"그걸 생각하니 어떤 것이 떠오르세요?"
그러면 저는 또 대답을 하고, 그렇게 내면의 깊은 세계로 들어갔어요.
꿈을 기억하지 못한 날에는 그냥 떠오르는 말을 해요.
의사 선생님께서도 그러셨어요.
"지금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그러면 어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해요.
의사 선생님은 제게 질문을 계속 해주셨고요.
그렇게 답을 하고, 답을 하고, 답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내면을 탐구하는 시간을 갖고 있더라고요!?
가끔, 엉뚱한 생각이나 상상이 들 때도 있어요.
의사 선생님은 그 모습을 이렇게 말하셨어요.
"이 주제는 아직 다루기 힘든가 봅니다."
제 안에서 어떤 주제에 관해 더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는 걸
자신이 방해하는 것이었죠.
저는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어요.
제가 얘기 나눌 사람은 많았어요.
단순히 얘기만 해서 치료가 되는 거라면,
혼자 해볼까 하며 시도했는데 큰일날 뻔 했어요.
제 안에 억눌린 감정이 터져버린 거에요, 참 난감했죠.
그래서 그때 느꼈어요.
'전문가에게 맡겨야 할 분야다.'
상담실 안에서 터지는 폭탄은 과정도, 결과도 안전했으니깐요.
(여기서, 폭탄을 정의하자면 : 억눌린 감정 이에요.)
병원이니깐요! 의사 선생님도 같이 계시고요.
'안전한' 곳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단 걸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