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주의사항은 없을까요?

by 최예지

저는 정신분석을 주4회 받고 있어요.

일반 상담을 받을 때보다 횟수도 많고 방식도 저에게 잘 맞았어요.

일상 얘기로 시작한 분석이었는데,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흉내냈어요.

'혼자 말하고, 혼자 질문하고'를 시작한거죠!

어떠한 주제로 빠르게 다가가기 시작했어요.


급하게 가면 멀미나요


"선생님, ~한 감정이 드는 건 ~때문인데,

~가 떠오르는 걸 보니 ~와 관련이 있나 봐요."

의사 선생님은 제 말을 들으시다가

"너무 빨라요, 천천히 가요."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때 왈칵 눈물이 쏟아졌어요.

몸에 납덩이가 박힌 것처럼 몸 곳곳이 무거워졌고 머리도 엄청 아팠어요.

눈앞이 흐릿한 노란색 필터를 씌운 것처럼 평소와는 다른 시선의 세상이 보였어요.

저는 말을 더 잇는 게 힘들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제가 가진 마음의 근육으로는 지금의 얘기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도요.

그리고 그걸 판단하는 것도 아직은 성급하단 사실도요.


‘정신분석에는 속도가 중요하다. 어느 방향(대화의 주제)으로 얼마만큼의 빠르기(주제를 깊이 파고드는 빠르기)로 가는지가 나의 안전을 좌우한다. 의사 선생님은 내가 감당할 수준을 분석하고 그만큼씩, 딱 그만큼씩만 나를 이끄신다. 의사 선생님 뒤를 따라가자, 앞서 나가지 말자.’


저는 정신분석을 받고 싶어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나,

이미 정신분석을 받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정신분석에는 속도가 중요합니다.

어떤 대화의 주제로 얼만큼 빨리 주제를 깊이 파고드는지에 안전이 달려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환자가 감당할 수준을 분석하고 그만큼씩만 이끌어 갑니다."

(앞서 가다간 멀미 납니다. 저처럼요, 하하!)




지뢰를 밟으면 눈물이 으앙


정신분석을 받으면서 일상 얘기를 하다가 우연히

'지뢰'를 밟아 갑자기 울컥 눈물이 터질 때가 있어요.

제가 가던 길이 알고 보니, '지뢰밭'이었던 거죠.

지뢰밭은 '지뢰'와 '폭탄'이 공존하는 무시무시한 곳이에요.



정신분석을 받은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의사 선생님은 항상 그 말씀을 하셨어요.

"지금은 지뢰밭을 피해 다닙시다."

폭탄은 억눌린 감정, 지뢰는? 썩어버린 감정.

지뢰밭은 자신을 향한 '공격성'이라고 받아들였어요, 저는.


의사 선생님 말씀처럼 마음의 근육이 더 튼튼해지기 전까진,

지뢰밭을 피해 다니는 게 맞았어요.

몸이 감당하질 못했을 게 뻔했으니깐요.


지뢰밭을 피해다니려면,

지뢰밭이 어디 있는지 알아야 해요.

그건 분석을 받으면서 의사 선생님과 하나씩 알아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