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념이 많이 떠오른 때가 있었어요.
이미 지나가서 바꿀 수 없는 과거를 후회하고,
그렇다고 반성과 어떻게 변화하겠다는 노력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그저 자기 한탄만 하고,
혹은 아직 오지 않아서 어떻게 될지도 모를 미래를 걱정하고, 그렇다고 어떤 미래를 만들어가보자는 의지와 용기는 전혀 없는.
그런 쓸데 없는 생각에 잠긴 상태로 있었어요.
제 그런 모습이 의사 선생님이 보시기에
많이 불안정해보였나 봐요.
그림에 적힌 문구 그대로 말씀하셨어요.
누구나 자길 지탱해주는 것이 있어요.
친구, 부모님 등이요.
하기씨, 그걸 잊지 말아요.
자길 지탱해주는 것이 있다,
더군다나 누구나 있다는 그 말씀이
어찌나 따듯하게 느껴지던지 모릅니다.
"저는 진짜 아무도 없어요."
하는 분도 계실거란 생각도 들어요.
우선,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니까,
제가 곁에 있어요.
저와 당신은 글로 소통하고 있는걸요.
글자가 늘어져있는 이곳에서
소리없는 말을 주고 받는걸요.
정신분석은 이처럼 의사 선생님이
제가 삶의 의지가 흔들릴 때마다
다시 붙들어맬 얘기를 해주십니다.
처음 얘기해주신 건,
"저는 근거없는 희망을 드리지 않습니다."
였어요.
그저 듣기 좋으란 소리가 아니라
전문가의 견해라는 기분이 들면서
그순간 더 신뢰가 가고
우울증 완치를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을 했죠.
그래서 지금도 저는
의사 선생님이 던져주는 동아줄을 잡아
여기까지 살아오고 있는 건
아닐까요?
좋은 영향을 주고,
안전한 치료가 될 겁니다.
주관적인 치료자의 입장이어서
개인의 차이는 있어도 더 나빠지진 않을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