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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교사 May 02. 2022

소녀들의 인사법

그때의 학교, 지금의 학교

코로나 한창이던 시절의 등교길. 사회적 거리두기 등교랍시고 간격 두고 한 줄세워 열화상기 통과시키던 시절. 어차피 도중에 만나서 무리지어 오던 아이들인데 학교 다와서 줄 세운다고 무슨 의미 있을까 싶긴 하지만


체육복 차림으로 편안하게 다니느라 교복에 비해 맵시는 전혀 안나지만 중딩은 그딴거 신경 안쓴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만나면 인사를 한다. 선생님께 공손히 인사합니다라고 배운 세대에게는 매우 낯선 인사도 간혹 나온다. 손을 들어 흔들어대는 인사. 혹은 하이파이브나 주먹 치기. 그냥 친구들과 나누는 인사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인사가 꼭 공손해야 할까? 인사는 누가 위고 아래인지 서열을 확인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만남을 표현하는 것 아닌가? 그 만남이 기쁘면 인사를 하고, 기쁘지 않으면 외면하고, 두려우면 도망가듯이. 그러니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만남의 기쁨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아닐까?


지금 40-50대들은 학교에서 과연 선생님과 만났을 때 반가움을 표시한 경험이 있을까? 별로 없었을 것이다. 반갑지 않으니까. 인사는 오히려 만에 하나 지적질 당하지 않도록 최대한 자신을 낮추어 상대를 안심시키는 의례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때의 학교와 지금의 학교가 다르고 그때 교사와 지금의 교사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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