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최초로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린 날짜는 2005년 8월 9일이라고 한다.
영광스러운 한국인 첫 번째 업로더의 타이틀을 차지한 사람은 '윤석찬'이라는 개발자였는데,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던 지인 덕분에 유튜브 베타 버전에 접근이 가능했고, 누구보다 빠르게 영상을 올릴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2025년 현재, 유튜브는 명실상부 최고의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고 수많은 유튜버들과 콘텐츠들이 흥망성쇠를 이뤘다. 얼마 전에는 '고작' 유튜버가 백상예술대상에서 '무려' TV 부문의 예능 작품상을 수상을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한국 유튜브 역사상 최고의 콘텐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는 딩고프리스타일의 GRBOYZ를 한국 유튜브 콘텐츠의 GOAT로 뽑고 싶다.
GRBOYZ는 스윙스 기리보이 키드밀리 노엘(...)이 주연으로 나오는 페이크 다큐이다. 페이크 다큐는 한국 유튜브에서 꽤나 롱런하는 형식의 콘텐츠 중 하나인데, 리얼버라이어티와 반대로 출연진들에게 특정 캐릭터를 부여하여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콘텐츠라고 보면 된다. TV 예능으로는 음악의 신, UV 비긴즈를 생각하면 된다.
페이크 다큐의 장점은 어떤 과한 설정을 해도 '컨셉이잖아~' 한 마디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덕분에 출연진을 할리우드 탑스타로 둔갑시킬 수도 있고, 누가 봐도 예쁜 여자를 남자라고 우길 수도 있다.
GRBOYZ는 한국 유튜브에서 페이크 다큐 형식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 노엘을 '홍대인디래퍼'로 설정함으로서 노엘이 기리보이에게 랩레슨을 받는다는 말도 안 되는 스토리를 이끌어갈 수 있었다.
사실 딩고는 이전에도 하이어뮤직 래퍼들과 iffyBOYZ라는 콘텐츠를 만들면서 페이크 다큐 형식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때는 설정, 디자인 등 퀄리티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1년 만에 재도전한 GRBOYZ에서 꽃을 피워냈다고 할 수 있겠다.
GRBOYZ가 페이크 다큐만으로 성공한 콘텐츠는 아니다. 노엘의 팬미팅을 담은 리얼버라이어티,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을 담은 브이로그, 스윙스 깜짝카메라 등 GRBOYZ 컨셉 아래 가능한 다양한 예능 포맷을 보여줬다. 고정된 포맷에 소재만 갈아 끼우는 것보다는 몇 배의 기획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GRBOYZ는 flex를 홍보하기 위한 딩고와 저스트 뮤직, 인디고 뮤직의 합작 프로젝트였다. 콘텐츠 조회수 만으로는 수익을 만들기 어려운 유튜브 시장에서 '음원'이라는 새로운 수익 창출 루트를 만들었다는 것만 해도 유튜브 역사에서 하나의 획을 그은 콘텐츠라고 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운다고 했던가, GRBOYZ이후에도 킬링벌스로 달달한 조회수를 챙기던 딩고프리스타일은 쇼미더머니와 래퍼들의 인기가 사그라든 이후 이렇다 할 파급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최근 팟캐스트 형식의 비빔팝을 통해 '딩고 아직 감 안 죽었다'는 느낌을 주긴 했지만 기획이 새롭다기보단 유행하는 트렌드에 편승한 느낌에 가까웠다. 이렇게 딩고의 시대가 끝나는가 싶었지...만? 얼마 전 Mnet이 쇼미더머니12 방영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쇼미더머니12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주는 래퍼는 df와 협업의 예정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과연 쇼미더머니와 df는 함께 부활할 수 있을까? df가 또다시 유튜브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을까. 나는 쇼미더머니12보다 df의 새로운 콘텐츠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