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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AH Sep 14. 2020

[일상] 미국 대학 에세이는 어떻게 써야하나? - 상

자신의 삶의 방향성을 10대가 알리가 만무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흥미롭다

    현재 나에게는 이제 막 대학 입학한 막냇동생이 있다. 항상 내 눈에는 어려 보이고 철딱서니인 막냇동생이 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간다는 사실이 꽤 충격적인데, 뭐 아직 내 눈에는 그저 귀염둥이 똥꼬다. 대학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와서 일을 하면 그때서야 동생이 어엿한 어른으로 보일까? 잘 모르겠다.

   

     어쨌든, 동생은 대입을 준비하면서 나에게 대입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는 모습을 보니 어렴풋이 그때의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앞에 나아가기 바빠 그냥 덮어두었던 나의 보잘 것 없던10대, 그리고 대학준비.

 

    내 고등학교 주니어/시니어 이어는 음, 개인적인 일이라 깊게 들어가긴 무리지만 단축해서 이야기하자면 입시는커녕 고등학교 퇴학 직전이었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퇴학을 당할 뻔하고 대학은커녕 고졸도 못 할 뻔했지만 어찌어찌 졸업을 하게 되고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내가 현재 다니는 대학에 붙은 이유는 나로서는 모르겠지만, 감히 짐작하건대 에세이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이 된다. 특히 시니어 이어 때 정말 성적이 나락으로 떨어진지라.. 성적도 아닌 것 같고, SAT는 잘 기억나지도 않지만, 확실히 못 본 것 같고... 


    내 신분은 돈 없는 유학생 가족 비자라 빽이니 뭐니 이런 부가적인 요소도 없어서 그나마 그나마 주변 지인들에게 칭찬받은 것이 에세이라 감히 에세이 덕분에 대학입학을 했다고 생각한다.



E    S    S    A    Y


00. Introduction;

   


01. Before I start;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전문 미국 대학 입학 컨설턴트도 아니고, 그냥 그저 그런 대학에 그저 그런 과를 다니고 있는 그저 그런 대학생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개인적으로 아는 대학 입시 컨설턴트나 학원, 이런 종류의 지인들은 하나도 없을뿐더러 내가 이 글에 써놓는 모든 것은 나의 생각일 뿐이다. 즉, 증거 없는 뇌피셜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너무 의지하지 말고 아, 이 글은 자기 추억팔이 용으로 이렇게 미국 대학 입시 에세이에 관해 쓴 글이구나, 하고 그냥 읽어주었으면 한다.


    첫 번째로 내가 실제로 썼었던 에세이를 공유하고 그 에세이를 읽은 나의 심정에 대해 조금 서술한 뒤, 두 번째로 왜 대학이 공부에는 관련 없는 이런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지에 대해 뇌피셜로 써놓을 생각이다. 그리고 이 글 다음에 후속으로 쓸 글은 똑같은 포맷에 다른 에세이에 대해서 써보겠다.


02. Essay; 

    해당 에세이는 실제로 내가 대학에 넣어서 붙은 에세이로, 커먼앱에 넣었던 기억이 난다. 한국어 버전 영어 버전 둘다 올려보도록 하겠다.




<한국어 버전>

Prompt : Some students have a background or story that is so central to their identity that they believe their application would be incomplete without it. If this sounds like you, then please share your story.  


어항과 어항 사이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은 아파트로 되어있어서 애완동물을 기르기가 힘들었는데, 우리 엄마가 나보고 초등학교 삼학년 때 올백을 받으면 물고기를 애완동물로 기르게 해준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때 그 나이의 또래아이들처럼 동물에 관심이 많았었던 나는 엄마가 원하는 시험결과를 가지고 왔고, 그것으로 우리 집은 금붕어 세네 마리 정도를 키우게 되었다. 그 때 우리들은 금붕어에게 이름을 하나씩 지어주면서 금붕어들에게 관심을 가졌었고, 그 중 가장 힘세 보이는 아이에게는 내 이름을 딴 별명을 지어주었고, 약한 아이는 내 동생에게 주어버렸다. 금붕어 세 네 마리로 뭔가 허허 해보이는 어항에 이리저리 각 물고기들이 자라나는 환경이나 수온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물고기를 사들여 놓았었다. 꼬리가 화려한 열대어, 입이 넙적한 청소 물고기, 그리고 눈알이 튀어나온 작은 금붕어 등등. 그렇게 작은 어항 속에 자라나는 물고기들을 보며 우리집도 다른 아이들처럼 애완동물이 있다는 사실에 내심 기뻐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기뻐했었던 나날들도 잠시, 우리 집 물고기들이 이상반응을 보였다. 금붕어 몇 마리는 갑작스레 물에서 튀어나와 거실 안을 파닥거리다가 죽기도 했었고, 보통 금붕어들보다는 힘이 센 열대어들은 밥을 충분히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금붕어들의 눈알을 파먹기 일쑤였다. 눈알이 없어서 둥둥 떠다니는 금붕어 시체들은 처음에는 충격적 이였지만 후에는 덤덤해질 정도로 많이 일어났다. 그런 상황이 올 때마다 우리가족은 수도 없이 물고기들을 사야 했었고, 그 물고기들은 다른 물고기들과 같이 변기통에서 죽었다. 그 때의 나는 깨닫지 못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물고기들은 밥이나 생리적 문제로 그런 것이 아니라 갑작스레 바뀐 자신의 생존환경에 맞지 않는 환경이 주원인 인 것 같다.


    물고기어항을 정리하고 비행기를 타고 떠난 갓 중학교에 적응한 중 일 시절 나도 똑같았었다. 언어는 갑작스레 바뀌고 알고 지내던 친구들과도 생이별을 해야 했다. 미국은 뭔가 나에게 갑작스레 바뀐 어항과도 같았다. 그렇게 예고 없이 바뀐 어항은 나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이해자체를 못하는 선생님의 말씀과 생전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시험점수들. 또래 애 들과 같이 놀려고 해도 말과 정서가 안 통해 계속되는 소외.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보고 싶은 향수병과 앞으로 나아가는 현지아이들과는 달리 무언가가 고립되어있는 나의 모습. 이 모든 것이 뒤섞어 항상 침대에서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미국에서 느껴지는 수압이 너무나도 싫었다. 학교를 전학가도 상황은 비슷했던 것 같았다. 아니, 뭔가 더 악화되었다. 내가 전학간 학교는 esl 을 수강하는 사람들이 너무 없었기에 입에서 쓴내가 나도록 입을 열지를 않았다. 난 나 자신을 원망했고, 항상 모든 것에 불만이 많았었다.


    물고기어항을 정리했을 때 물고기가 세 네 마리 남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중 내 이름을 받은 가장 힘세어 보이는 아이는 이미 열대어에게 눈알이 파 먹혀 죽었고, 이상하게도 내 동생의 금붕어가 살아있어서 희한하게 생각했다. 저렇게 허약해 보이는 자그마한 물고기가 삼년내지 사 년을 버티다니. 그 때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갔지만 지금은 왠지 당연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그만큼 절실했으니까 살아남았겠지. 그렇게 허약한 만큼 살려는 정신이 절실했기 때문에 살아남는 게 당연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난 이렇게 한국으로 다시 가지 않고 끝까지 버팅긴 이유가 내 자신에 대한 욕심이 절실해서 인 것 같다. 이해 자체가 불가능한 선생님의 말씀이 왠지 아까워 듣기 노력했고,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시험점수들을 올리고 올려 급기야 에이피 와 아너스 클래스를 듣게 되었다. 여기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려 열심히 노력해 몇 명의 믿을만한 친구들을 얻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도 보고 싶고 혼자 두고 온 아빠가 너무나도 보고 싶었지만, 왠지 그들에게도 나의 발전을 보여주고 싶어 더더욱 노력했다. 그렇게 나는 절실하게 발전을 꿈꿔왔던 것 같다.


    사실 미국이라는 어항은 아직도 나에게는 갑갑하기 익숙치 않은 환경이다. 여기 있는 현지인들하고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감이 제대로 잡히지도 않고, 내신과 점수는 내 욕심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기에 너무나도 허약한 내 모습이 결코 무시 될 수는 없지만, 그 만큼 나는 절실하기에 무조건 살아 남았고 지금도 그럴 것이다. 내가 무시했었던 그 작은 물고기처럼, 아무리 힘센 열대어나 알맞지 않은 수온에서도 헤엄쳐나가 언젠간 나의 꿈을 이룰 것이다. 잡아 먹인 다른 물고기들과 같이 자신의 불리한 환경을 탓할 시간에 일초라도 나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험난한 미국생활을 통해 배웠고, 나에게는 여기에서 편하게 자라온 현지인들과는 다른 절실함이 있다. 이것이 내가 대학에 가져올 특별함이고 diversity 이다.



<영어 버전>

Prompt : Some students have a background or story that is so central to their identity that they believe their application would be incomplete without it. If this sounds like you, then please share your story.  


Between fish tanks

              When I was young, our family lived in an apartment; therefore, it was difficult to raise most pets. However, my mom told me that if was able to earn a perfect score on my midterms, she would let me raise a pet fish. Since I was curious and paid a lot of attention to animals, I worked hard to meet her standards and eventually did. From that moment, our family began to raise three or four goldfish. We named them one by one. I took the strongest fish and gave the smallest fish to my younger sister. As went on, gold we realized that goldfish were not enough to decorate our tank and my family began to incorporate various fish into the tank. Rainbow colored tropical fish, flat cleaner fish, ball-shaped goldfish, and we even caught a few from the little stream located near our house. Looking at fish growing in the small fish tank brought me both fulfillment and companionship.


            However, the fulfillment was only temporal. Our fish began demonstrating abnormal behaviors. Some goldfish would leap out of the tank as if to commit suicide and some tropical fish ate the goldfish’s eyeball even though they had plenty food of their own. Eye-less gold fish corpses were extremely shocking at first. However, these peculiar events occurred so often that my family and they became part of our everyday lives. Every time a fish died, our family had to buy new one to fill the empty space. At that age, I did not understand the reason for these abnormal behaviors. Over time it became clear to me that the fish were reacting to a sudden change in their environments.


            I was in the same condition as those fish when I left the comforts of Korea to come to the United States. Suddenly, I was torn apart from my best friends and my father. America became this new fish tank that was unfamiliar to me. This incomprehensible language and academic environment was another world. I experienced cultural differences with class mates and aloofness. Everything mixed together and poured out with tears every night. Even after transferring to another high school, the situation was the same as before. Actually, it became worse. My new high school had an insignificant number of ESL studentsand I clearly did not have the skills to converse with my English speaking classmates. 


            When we cleaned up our fish tank to leave Korea, I remember that we had three fish. It was quite strange because my strong looking fish had died, but my young sister’s smaller gold fish had survived. How can the weakest goldfish among such a large batch survive for four years? I did not understand at the time but it was clear that the fish survived because it of its desperation and perseverance. This little fish recognized its feebleness and thus it enacted an even greater will to survive. 


            To flash back to the past, the reason why I did not go back to Korea and stayed was my urgent need for self-development. I was determined to succeed instead of cowering away like all of the other fish who hadn’t survived in my tank. I raised my scores in regular ed classes and finally got into AP and honors classes. I tried to understand the culture and made some trustworthy friends. I still an overwhelming feeling of homesickness and missed my dad and my best friends, but I wanted to demonstrate my ability to grow and develop in all different environments. 


         I still struggle in my interactions with Americans and still struggle at times in school, but like my younger sister’s little fish that I ignored, I swam through a tank of vicious tropical fish and instable temperatures to reach my dream. There is a passion and drive in me that many American-born citizens will never know, and this will no doubt allow me to succeed in all walks of life in the future. 


    이 에세이를 쓸 때 솔직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그냥 잠만 퍼 자다가 일어나서 후루룩 한국어로 쓰고 그다음 영어로 번역한 뒤 아는 지인분께 교정을 요청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다시 지금 읽어보니 내 고등학교 시절 특유의 꿀렁이는 분노와 짙은 야망? 이 느껴져, 되게 부끄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 당시 내가 가졌던 인생에 대한 철학관이- 지금도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하는- 뚜렷하게 느껴져서 기분이 오묘했다. 


    쓰면서 다들 나 처럼 부도나서 미국 온 1.5세라면 이렇게 생각하겠지, 하고 적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어항 비유는 평소에 생각했던 것을 그냥 그대로 노출 한 것 같다. 지금도 가끔 나는 우리가 느끼는 이 모든 책임감과 환경이 수압과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목을 턱 하니 죄어오는 무모함과 체온을 낮추는 날카로운 수온. 수압이 가장 우리네 인생의 고난과 슬픔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단지 우리가 어떤 물고기냐에 따라서 속하게 된 어항이 다를 뿐이다. 어떤 사람은 따뜻한 물과 얕은 수심에서 사는 잉어, 어떤 사람은 차가운 물과 광활한 물이 누르는 어두운 심해에서 사는 심해어 이렇게 다 다른 환경에서 사는 물고기와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03. Prompt; 

    위에서 보았듯 대학 에세이 주제는 상당히 철학적임을 알 수가 있다. 지금도 그런가 싶어 구글에 쳐봤더니 역시나다.

커먼앱에서 끌고 온 프롬트들

    말이 다 다르지만 읽다 보면 프롬트들이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당신의 인생관은 무엇인가? 당신은 왜 살고 존재하는가? 당신이 인생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 어떠한 고난을 겪었고 그 고난이 당신의 인생관을 바꾸었는가? 너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이제 갓 10대 마치는 아기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생뚱맞다고 생각 할 수 있다. 자기 삶의 방향성을 10대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설령 알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이 영원하다고 생각하는가? 오히려 인생의 뜻을 너무 빨리 알아버리면 그것에 대해 반항심이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대학 에세이의 프롬트들이 특별한 게, 보통 취업할 때 물어보는 인터뷰나 일생에서 마주치는 자기소개서 프롬트와는 매우 다른 성격이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터뷰는 철저하게 기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이 원하는 잠재력을 가졌는지 '테스트'한다. 전문성과 수익실현이 가능한 무언가를 원하고 있고, 대개 이것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인생철학과는 무관하다. 대학 에세이는 접근을 다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 에세이의 프롬트들의 주요 목적은 이 에세이를 실제로 쓰는 데에 있다. 대학 에세이를 쓰는 행위를 함으로써 거기에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자신이 세상에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어떤 것인지 탐구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대학 에세이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에서 이런 질문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히 없다. 고로 개인적으로 이런 대학 에세이를 쓰게 하는 것이 공고육에서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써나가는데 제일 중요한 지표를 제시하게 해주는, 어찌보면 교육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인생의 지표를 모르는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자신의 성공이라는 단어의 정의 자체를 모르기 때문이다.


04. How; 

    그렇다면 이 공교육의 꽃이라고 칭하는 대학 에세이를 어떻게 써내려야 하는가? 내가 가져야 할 접근 방식은 무엇인가? 우선, 프롬트가 고난에 대한 프롬트라면 (가령 어떤 고난이 있었고 어떤 방식으로 극복했는지) 고난을 통해 수립한 가치관이 어떻게 되는지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에세이가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방향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프롬트가 무조건 고난에 관해 쓰는 것이 아닌 다른 프롬트라도(마치 내 에세이처럼), 고난 극복기에 대해 한 번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고난 극복기는 사실 어느 프롬트에 맞춰 짜도 가장 무난한 스토리가 완성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전개라고 본다. 시간 있을 때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고 샘플을 만들어 놓으면 이런저런 에세이에 끼워 맞추기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난 후 에세이의 구성을 인트로-본문-아웃트로 이렇게 대충 잡아주면 된다. 이 글에서는 인트로-본문-아웃트로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간단하게 설명하고 다음 글에서 자의로 인한 고난/타의(남이 주는, 사회가 주는, 어쩔 수 없었던) 고난에 다른 팁들과 그냥 알아두면 괜찮은 팁들에 대해 설명해보겠다.


인트로:

    인트로는 추상적인 스타트가 좋다. 개인적으로 서론이 긴 걸 안 좋아하지만, 고난과 관련 있는 에피소드나 문학적 지식은 에세이를 '예뻐 보이게 한다'. 자신의 어렸을 때 이야기도 좋고, 즐겨 봤었던 영화도 괜찮다. 약간 프롬트가 이거인데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한다고? 하는 생뚱맞지만, 자신의 고난과 잘 어우러지는 그런 이야기가 좋다. 예를 들면 우울증에 관한 에세이를 쓰게 된다면 처칠의 검은 개 비유를 인용해서 어렸을 때 종종 했던 '그림자놀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괜찮다. 뭐, 서로의 그림자를 밟으려고 뛰는 순간에도 내 발에는 그림자가 항상 뒤쫓았다. 마치 나의 검은 개처럼 말이다. 그리고 뙇 처칠 문구 넣고. 약간 이렇게? 상징적인 요소들을 본문에 쓸 때 왔다 갔다 인용해도 좋을 관련성이 있는 에피소드를 고르도록 하자.


본문:

    본문은 자신의 고난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인트로에 이야기한 비유를 비교하는 파트다. 고난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 고난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간단하게 적는 게 좋다. 굳이 일일이 부정적인 것을 전시할 필요가 없다. 간단하게 나에게 이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나는 그래서 너무 슬펐다. 이런 느낌만 주면 된다.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극복하였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이때 비유를 같이 넣어주면서 서술하면 괜찮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우울증은 나에게 이러이러한 영향을 주었고 나는 이러이러했다. 하지만, 그림자는 때론 다른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어준다. 그림자는 무자비한 햇살을 피해 다니는 사람들에게 휴식처가 되어주기도 하고 시간을 잴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셈법이 되어주기도 한다. 우울증은 나에게 항상 곁에 있어 나를 괴롭게 하는 존재였지만 나에게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는 또 다른 세상을 선사했다. 그 경험들로 나는 이러이러한 성장을 하게 되었고 이러이러한 감성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러이러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처칠의 검은 개처럼, 나의 우울증도 나와 함께하는 친구로 대해야 한다는 것을. 약간 이런 느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유를 간간히 사용해주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전시하는 것이다. 대학 에세이에는 부정적이고 자기연민을 채울 수 있는 글자 수가 제한되어 있다.


아웃트로:

    이때 프롬트를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자신의 고난과 프롬트를 이어주면 된다. 대학 에세이는 모든 것을 서머리할 글자 수가 없다. 차라리 정해진 글자 수 안에서 메인 주제, 고난과 프롬트를 한 번 더 강조하여 강하게 끝내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렇게 추억팔이 겸, 대학 에세이에 대한 생각을 간단하게 추려봤는데 지나가는 미국 대학 입시 컨설트던트가 비웃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나는 그냥 일개 대학생이다. 명문대에 다니는 대학생도 아니고 좋은 과를 다니고 있지도 않다. 그냥 그저 살아가는 미국 이민자일 뿐. 그러므로 나의 뇌피셜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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