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암스테르담의 마지막 오전
암스테르담의 마지막날이다. 어제 피곤해서였는지 모두 늦잠을 잤다. 그래도 조식은 먹으러 내려갔다. 조식은 소중하니까. 어제 접시를 와장창 깨뜨리고도 평점심을 잃지 않았던 스태프에게 아이의 아침을 데워달라고 부탁했다. 바빠서 귀찮을 법도한테 굉장히 친절히 대해준다. 어제부터 입맛이 없어서 난 그낭 사과만 하나 먹었지만 아내는 잘먹었다. 한명이라도 잘 먹으면 되었다. 아이는 먹는둥 마는둥 또 동영상을 보여줘야 몇 입이라도 먹었다. 옆 테이블에 앉은 할아버지가 아침부터 기분좋게 씨익하고 웃어주신다.
어제 트램을 타고 지나쳤던 호텔 근처 거리를 걸어보기로했다. 관광객도 적고 현지사람들만 알 것 같은 힙한 기운이 느껴진 곳이다. 옷가게에 들어가 물어보니 원래 사무실 밀집지역인데 요즘은 옷가게 같은 곳이 많이 생겼다고 한다. 베를린과 뉴욕의 소호을 합쳐놓은 분위기였다. 건물들 문짝이 하나같이 다 멋졌다. 자전거 타는 사람은 더이상 말하지 않겠다.
유럽에만 오면 꼭 눈에 띄는 신발이 스탠스미스(그린)인데, 다들 바지핏이 좋아서인지 소화를 엄청 잘한다. 본인들은 모르겠지만...다리길이도 그렇고 바지 기장과 통을 기가막히게 딱 맞춰입는다.
하지만 아이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신기했는지 밖에서 구경하느라 신이 났다.
이번에는 라파(Rapha) 암스테르담에 방문하기로했다. 서울 가로수길에 한국챕터가 있긴하지만, 각 챕터에서만 살 수 있는 물건들이 있어서 들러보기로했다. 마침 라파세일 메일이 와있어서 내심 기대를 하고 방문했다. 라파는 전 세계에 RCC(Rapha Cycling Club) 라는 유료회원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회원이라면 전세계 어느 매장엘 가도 하루 한 잔 무료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한다. 가입하지 않아서 간단히 구경만 하고 아내는 면세점에서 사지 않았던 지갑을 이곳에서 구매했다.
자전거의 도시에 와서 자전거 한번 못타고 온게 많이 아쉽다. 다음에는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