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추가합격
몇 안되는 나의 유전자 중 아내가 아이에게 꼭 전수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머릿결이다. 정확히는 반꼽슬. 중학교 까까머리 시절에는 이 반꼽슬이 싫었는데(하필 그 때 슬램덩크 강백호식 삭발이 유행이었다.) 나이를 먹고나니 모발이 풍성해 보여서 좋단다.
그런데 저녀석의 머릿결은 엄마를 닮아 직모. 그래서 조금만 길어도 눈을 찌른다. 잘라줘야지 마음만 먹다가 어린이집 졸업식도 있고해서 아내가 머리를 다듬어 준다고 나섰다. 이게 어린이집 졸업식 하루 전날의 상황.
코로나로 인해 부모님들이 함께한 졸업식은 안했지만, 졸업장과 함께 아이는 '조물조물 만들기 상'을 마지막으로 하원을하고 바로 뒤에 위치한 새로 가게된 유치원에 가서 등원 안내를 받고 가방도 받아왔다. 본인은 유치원=학교라고 생각하는지 엄청 좋아했다. 그리고 그날 밤에 가방을 미리 싼다고 이것저것(색종이, 물통, 연필, 일기장 등등)넣어보고 가방도 메보고 그랬다.
졸업식은 집에서 조촐하게 가족끼리 축하해 주었고, 지난 4년간 쌍둥이처첨 동고동락했던 유누와도 이제는 각자
다른 유치원에 당첨되어 이별을 하게되었다.
나는 기억상실증에라도 걸린 것 처럼 이상하리만큼 유치원때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내는 유치원시절이 또렸하게 기억이 난다고 했다. 머릿결도 직모인 엄마를 닮았으니 지금이 즐거웠던 추억으로 오래 기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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