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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니 Oct 26. 2024

#09

이 악물고 버텨내... 는  것에 관한 생각

  예전에 한 번, 무슨 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꽉 물어보았다(어이없게도, 일부러, 의식하면서 했던 행동이다. 환자를 이해하려면 환자가 되어봐야 한다... 고 대충 그런 이유에서 의욕 넘치던 시절에 했던 거지만 지금은 적당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을 치는 타이밍마다 물고 힘을 줬더니, 한두 시간 뒤부터 귀 앞쪽~볼 쪽이 뻐근해져서는 일주일은 통증 때문에 고생을 했더랬다.


 요즘 내가 보는 환자들은 주로 턱이 아픈 20-40대가 가장 많다. 순간적으로 힘을 줄 때, 뭔가  버텨내야 할 때, 스트레스를 받아서 화병이 나는데 도저히 해결하기에는 방법도 없고 시간도 오래 걸릴 때, 잘 생각해 보면 이를 물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이렇거 말하면 보통 본인은 입을 벌리고 있다고, 자기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80%쯤은 따지듯이 이렇게 말하지만, 다음번에 만나서는 대부분 물고 있더라고 한다.


너무 깊게 학문적으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한창 사회생활을 하고, 돈을 벌고, 온갖 책임을 져야 하는 고민이 많을 시기이고, 따라서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는 기본값으로 버텨내야 하는 사람들과 턱관절 질환은 따로 분리하는 게 더 어렵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생각이다. 그렇지만 턱에도 근육통이 생길 거라고는, 턱에도 관절이 있고, 턱에도 발목 삐듯이 아픈 통증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을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러분의 턱은 어쩌면 지금도 고통받고 있을 수 있다.


아플 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는 건, 치과의사인 나조차도 가끔 그러하다. 그래서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한의원이 구강내과로 내원하기 전 가장 많이 가보는 곳인데, 턱이 아플 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기도 하겠고, 아마 아직은 구강내과 진료를 하는 병원이 그리 많지 않아서(여기에는 건강보험과 관련된, 슬픈 이야기가 얽혀있다)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근처 '치과대학병원'에는 모두 구강내과가 있고, 턱관절질환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라 가까운 개인 치과에서 해당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경우도 많으니 꼭 치과로 가 보시길.

(물론 추천은 구강내과 진료과목을 표방한 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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