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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역사, 누가쓰나? 누가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영업 성공 노하우 : 영업, 일이 되게 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Photo : Evgeni Tcherkasski @evgenit from unsplash)


# 하드웨어 vs. 소프트웨어 

IT 정보통신은 크게 Hardware와 Software로 나눌 수 있다. 하드웨어는 컴퓨터의 기계장치를 의미하는데  물리적인 모양을 가지고 있어 보고 만질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컴퓨터 프로그램 및 그와 관련된 문서들을 통틀어 이른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어울려져야 뭔가 새로운 역사를 쓰거나 말거나 할 수 있다. 그러나 태생이 다르다는 것은 모든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생겨난 배경도 다르고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문화도 다르고 또 판매하는 방식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인 C사는 하드웨어 솔루션을 전격 인수한다. 두 회사가 합해졌으니 운명적으로 이제 둘은 어울려야만 새로운 역사를 쓰거나 말거나 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파는 인간들하고 하드웨어 만들거나 파는 인간은 다르고 그것을 사는 인간들도 사고와 그에 따른 행동이 다르다. 달라도 너무 다른 DNA를 가졌고 뼛솟부터 피 한 방울까지 그러다 보니 당연히 문화 태도 팔고 사는 방식 모두가 다르다. 겉으로는 분간이 어렵게 같은 인간으로 멀쩡하게 생겨서 참으로 다르다!


# 달라도 너~무 다른 프로토콜

나는 그간 소프트웨어 월드에서 살았다. Sun Microsoft에서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치고 짧은 기간이지만 개발하고 또 소프트웨어를 설명하고 팔아왔기에 Sofrware like 하다.  하드웨어는 내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수준의 사용자로, 이제 하드웨어라는 다른 별에서 온 인간들을 가족으로 맞이하고 잘 지내야 한다. 새로운 시작은 늘 가슴 뛰게 한다 두 근 반 세근반 합이 여섯 근^^ 성격상 기대가 앞서지만 낯선 가족들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도 있는 게 사실이다.


글로벌 IT 회사의 경우, 인수합병이 잦은데 인수 이후에도 마치 다른 회사처럼 각자 사업하는 회사도 많다. 당시 C사는 사무실 공간을 합하고, 영업대표는 기존의 Software는 물론 새로운 종족 Hardware까지 같이 매출 목표를 가져가는, 완전 통합하는 방식으로 지침을 내린다. 양쪽 누구에게도 만만찮은 예고이지만 새롭게 들어온 제품이기에 강조하고 집중을 요하는 차원에서 Hardware 1대를 팔면 곱하기 2, 즉 두배로 매출을 인정해주는 프로모션이 바로 시행된다.


# 다름을 배워가는 과정 '학습'

글로벌 회사에서 Quota, 매출 목표란 일단 불가능한 숫자를 준다고 보면 된다. 매출 목표를 다 채우려면 눈에 불을 켜야 하는 영업 입장에서 프로모션 상품은 어렵지만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대상이 된다. 일단 소프트웨어 식구들은 하드웨어를, 하드웨어 식구들은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시장과 솔루션을 알아야 협력할 수 있기에 조직적으로도 기. 승. 전. 학습을 강조한다. 새 식구들은 서로 다른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서 설명하고 경청을 시작한다.

첫술에 배부르랴? 듣고 있으나 까우 뚱이 잦아질때즘 설명은 한 단계 거슬러 올라간다. 상품 자체도 좋지만 그보다 앞서 그 상품이 속하는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그 시장에 속한 경쟁사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다. 이쯤 들으니 우리 상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포지셔닝할지 판단이 가능해지고 좀 더 큰 그림으로 와 닿는다. 그러나 아직도 머릿속은 조각으로 뭔가 2% 부족함으로 갈증이 느껴진다. 그렇다! 이 상품과 서비스가 생겨난 배경과 태생까지 올라가야만 Who When Where What How Why.. 6하 원칙 아귀가 꽉 꿰어지고 드디어 '숲'이 보인다. 


# 학습은 마치 콩나무를 키우는 과정 와 같다!   
물이 다 흘러내리는 듯 하지만 어느 날 훌~쩍 커진 나를 발견한다.

하루 공부한다고 갑자기 못 보던 세상을 볼 수 있게 되는 건 아니다. 꾸준한 학습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준다.   마치 콩나물을 키우는 것처럼! 콩나물 키워보신 분은 훨씬 와 닿을 텐데 처음 콩나물에 물을 주면 물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도대체 콩은 물을 먹기는 하는 건가? 싶지만 그렇게 일주일, 한 달을 매일같이 물을 주다가 어느 날 뚜껑을 열어보면 훌~쩍 커있는 콩나물을 본다. 학습은 콩나물을 키우는 과정과 같다! 하루하루 공부할 때는 도대체 이 공부가 나에게 도움이 될까? 싶을 수 있다. 그러나 하루가 일주일, 일주일이 한 달, 그렇게 3개월이 되면, 나의 습관이 되고 이 습관이 나의 태도를 만들고 비로소 나에게 깨우침이 온다! 


새로운 것이 온다는 것은 두려움이기도 하지만, 나를 넓혀줄 세상이 나에게 오는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콩나물 학습을 시작해보라! 하루가 쌓여 습관이 되고 그것이 나의 태도가 될 때쯤 깨우침은 반드시 오게 되어 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훌~쩍 커져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Software like 한 나는 Hardware를 학습하고 판매하는 과정에 콩나물 학습을 경험하고, 내 삶의 지평이 넓어지는 경험을 한다. 이렇게 커진 키로 기존 Software뿐 아니라 Hardware 상품도 제일 먼저 새로운 고객사를 뚫고, 빅딜도 수주해서 *2배 매출을 기록하게 된다.  


# 상품만 학습이 필요한 게 아니다. 사람도 학습이 필요하다!  

상품에 대해서 학습하는 과정에 하드웨어 식구들과 자연스럽게 협업이 시작된다. 뿌리가 정말 다르고 자라온 과정이 다르고 그러다 보니 문화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 다르다. 하드웨어 태생 인간들은 어찌나 물리적인지(?) 이메일 보내도 답도 없고 문자 씹는 것도 예사고 대답한 문자도 기억이 안 난다 하면 그만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이메일로 하고, 이메일 기준으로 발신했으면 수신은 확인하지 않아도 이미 커뮤니케이션했다고 쳐 버리는 우리 소프트웨어 월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만해도 소프트 쟁이였던지라 하드웨어 쟁이들을 대하던 처음에는 뜨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다름을 넘어 다른 별에서도 온 별종들이다.


IT에는 ‘프로토콜’이라는 용어가 있다. 기계와 기계가 서로 이해하기 위한 규약으로 한 단어를 같은 뜻으로 해석하기 위한 서로 간의 약속이다. 인간세상으로 치면, 언어와 유사한 기계들끼리의 약속이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둘 다 IT 정보통신 범주임에 틀림없건만 대화의 프로토콜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눈높이 맞춰 대화하는 것,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하늘에서 별 따기처럼 어렵게만 느껴진다. 


본사의 인수합병 정책에 따른 결정이었기에 따라야 하는 숙명이지만 현실은 매일이 좌충우돌이다. 소프트웨어 쟁이들이 하드웨어 쟁이들을 만나 시작한 그 해 커뮤니케이션은 “달라도 너무 달라”로 시작해서 "이해하려야 할 수가 없어!”로 귀결되었다. 그해 다른 별에서 온 두 종족은 그렇게 지지고 볶으며 또 한 번 인간이 되어가게 과정을 겪는다. 


# '삔뜨'가 안 맞는 조직, 해안이 필요하다 

살아있는 나의 멘토 또한 뼛속부터 소프트웨어인이다. 대학 졸업하고 선배 회사에서 내부 살림살이를 총괄하다가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본의 아니게 다른 회사로 이직하게 된다. 새로운 회사는 Java 기반의 미들웨어 플랫폼을 판매하는 회사였는데 여기에서 마케팅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IT의 코어라기보다는 주변 이력을 가지고 있던 그는 Java가 한창 뜨던 시절, 공부로 시작한 스터디를 승화시켜 당시 코어 기술인 Java Beans 책을 번역하기에 이른다. 이를 계기로 Java 전문가로 거듭나고 Java 기반 미들웨어 전문 영업으로 전향해서 큰 성과를 낸다.   


C사 수장인 그녀는 소프트웨어 바닥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사장으로 되기까지 성장을 멈추지 않은 분이다. 눈치가 백 단이니 인수합병으로 합류한 뉴페이스들과 기존 멤버들 사이가 뭔가 ‘삔뜨’가 안 맞는 걸 단방에 알아차린다. 조직의 리더로서 조직의 성장과 구성원들의 화합을 기반으로 지사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미션을 잊지 않고 해안을 찾아가는 과정에 그녀의 현명함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 새로운 채널정책, 새로운 발상 

글로벌 벤더로서 한국지사는 솔루션 자체와 본사의 메시지를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한국시장에 전달하는 영역을 책임지기로 한다. 그리고 판매 및 기술지원은 간접판매 방식인 '채널정책'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좀 더 적합한 파트너 모델을 만드는 일에 집중한다. 제품이 고객이 알아서 쓰기보다는, 기술지원이 연결되어야 제대로 쓸 수 있는 IT 솔루션들은 고객의 만족도를 끝단에서 책임지는 '채널정책'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글로벌 IT 회사들은 채널을 통해서 상품을 판매하고 기술을 서비스하는 '간접 판매 방식'을 선호한다. 삼성전자가 전자 제품을 모두 직접 판매하지 않고 대리점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판매하는 구조와 아주 유사하다. 글로벌 IT회사들도 지사의 인원을 최소화하고 직접 판매하는 부분 보다는 채널관리와 마케팅하는 부분에 집중한다. 그리고 실질적인 판매는 '채널'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구조를 가진다.  


따라서 지사의 적은 인원들은 한국시장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우리 상품의 특징을 고려해서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적의 '채널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고객사를 직접 커버하는 영업능력, 기술적으로 준비된 능력, 기존 비즈니스와의 시너지 능력 그리고 재정적인 능력까지 여러 측면을 평가후 채널을 결정한다.


당시 우리는 여기서 완전히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기존의 방식은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채널 정책을 셋업 하게 된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같이 취급할 수 있는 총판을 구하고 유지보수를 모두 일원화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시장 성격이 다르니만큼 당시로서는 새로운 발상이자 시도였다.


# 다른 시도, 다른 역사를 쓰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같이 취급하는 '채널'이라는 새로운 채널정책을 시도한 덕분에 당시 하드웨어는 3분기에 벌써 한해 매출을 다 하는 기염을 토한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며 골칫거리로 보았던 그것을 뒤집어 보고, 바로 보고 또 뒤집어보면서 연구한 결과였다. 그리고는 하나의 총판으로 단일화된 방식으로 누구도 예상했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같은 IT 안에서 영업뿐 아니라 구매하는 고객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담당자들의 스타일도 프로토콜만큼이나 상이하다. 이렇게 상이한 다른 태생들이 서로 분리된 구조로 파트너를 고려하는 게 당연한 상황이었는데 말이다.  

  

결국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다른 성격의 솔루션 총판을 단일화시켰다. 솔루션 판매 직후에 따라오는 서비스 관점에서도 두 개의 루트를 하나로 단일화시키는 건 새로운 시도임에는 틀림없다. 다른 프로토콜 접속은 서로에게 도전이 된다. 중요한 건, 새로운 시도와 서로에게 실질적인 이익이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에 처음에 머뭇거리던 고객도 나중엔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그해 매출은 미리 안정권에 들어 미리 내년을 준비할 수 있었던 행복한 기억이다.  

  

기존 방식으로 도배가 되어 있던 시장에 새로운 첫 단추를 끼우는 결정은 쉽지 않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 파트너십을 통해서 고객의 만족도는 빠르게 올라갔다. 처음에는 고객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완전 다른 성격으로만 해석했다. 그러나 단일화된 체계로 판매와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들이 오히려 이 방식을 선호하게 된다. 덕분에 빠르게 시장에 확대 & 확산되고 나중에는 게임사들의 표준 하드웨어가 된다.


# 영업 역사, 현장에서 배우다

나는 그 역사의 현장에 같이 했고 똑똑히 지켜봤다. 그때 보고 배운 자세 '새로운 시도는 계속되어야 한다' 는 정신은 그 이후 내 삶의 지표가 된다! 덕분에 좋은 성과를 낸 우리의 리더는 다른 글로벌 회사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기회를 찾아 떠난다. 나는 그간 배운 노하우를 기반으로 지사장이 공백이던 기간 지사장 업무대행을 수행하게 된다. 지사장 대행체제를 넘어 새로운 지사장이 오고 인수인계 한다. 이때쯤 나는 이미 내 몸의 일부가 된 '새로운 시도를 즐기는 근육'이 생겨있음을 발견한다. 단단해진 나의 코어 덕분에 영업목표 100% 달성은 기본이고, 입사 5년 차에는 380%라는 믿기 어려운 성과를 내게 된다.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위해서는 준비된 근육이 필요하다. 영업대표로서 고객사의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것은 기본이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중요한 코어이다. 고객사 입장에서의 '성과'와 담당자 입장에서의 '성취'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파악해야 한다. 성과와 성취는 언듯 보면 같은 것으로 보이지만 분명히 다른 것임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파악한 성과와 성취 요소에 대해서 영업으로서 '진정성'있게 끌고 가야 한다. 그것은 영업성과를 내는 데는 물론, 관계를 지속하게 해주는 우리 몸의 근육과 같은 것이다.   


일이 되게 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일이 되도록 나와 주변을 충분히 Leverage하라. 

영업의 역사는 누가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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