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없으면 뿌리를 내리지 않아요. 흔들림이 있어야

# 인생의 바람이 나를 더욱 단단하게 하느니...

by 포레스트

# 코로나로 인한 '고립 피로도'로 터지기 직전

코로나가 한창이던 어느 여름날, 창 밖으로 부서지는 햇살이 뜨겁다. 집 밖에 마치 괴물이 지키고 있는 양, 꼼짝없이 집안에만 기거해야 하는 생활이 2년을 넘어가자니, 답답한 마음이 마치 화살시휘를 떠난 활과 같이 폭발 직전이었다! 펜데믹은 그렇게 우리의 몸과 마음을 모두 쪼그라들게 하였고, 덕분에 전세계가 정신적 몸살을 앓았다.


회사가 6월말 회계법인으로 여름 연말을 맞이하여 전사적으로 Employee Survey에 나섰다. 팬데믹 시기 재택근무로 업무효율은 높아졌지만, 한치의 쉼도 없이 이어지는 온라인 릴레이로 몸도 마음도 지칠대로 지친상태다.


HR에서 조사결과를 전직원 대상으로 업데이트 해준바에 의하면, 겉으로는 다들 멀쩡해보일지 모르지만실은 나이 직급 직무 그리고 나라와 무관하게 전세계 모든 직원들의 행복지수가 현저하게 떨어져 있다는 결과를 명확한 수치로 접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답답한 마음이 명치끝까지 올라와 터지기 직전인 직원들에게 1주일 추가 휴가와 함께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코로나로 인한 '고립 피로도'에 여지없이 노출된 직원들을 위한 보상에 노력하는 것이 보였다.


# 식물은 바람이 없으면 뿌리를 깊이 내리지 않아요. 흔들림이 있어야…

이맘때 즈음, 차세대 여성리더 커뮤니티에서 온라인 홈 가드닝 세션이 준비되어, 아주 반가운 마음으로 참여하게된다. 평소 가드닝과는 1도 관계없는 나이지만 화면에서라도 초록이 보고 싶었고, 흙을 만지는 게 왠지 힐링이 될꺼라는 막연한 기대 정도였다. “이걸 내가? 낯설다!" 하다가도 자잘한 분갈이 도구들을 챙기고, 테이블 위에 화분을 놓고 흙을 덜어내니 마치 가드너라도 된듯한 느낌이 들고,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선생님 또한 본인의 작업실에서 온라인으로 접속하셨기에 그녀의 작업 공간에 그득한 꽃과 나무들을 보면서 한층 기대가 높아졌다. 처음에는 이론 수업중에 무심코 던진 선생님의 한 마디가 내 귀를 붙잡았다. “식물은 바람이 없으면 뿌리를 깊이 내리지 않아요. 흔들림이 있어야 스스로를 붙잡으려고 뿌리가 더 단단해지거든요.” 순간 나에게 하는말처럼 가슴으로 들어왔고 그렇게 말문이 막혔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바람! 이 괴이한 시간 동안 내 삶도 수없이 흔들렸지만, 어쩌면그 흔들림 덕분에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보면 그랬다. 한 회의가 끝나면 다음 회의가 쉴새없이 이어지면서, 평소 외부 미팅이라면 이동시간에라도 잠시 생각할 겨를이 있었던데 비해, 릴레이로 이어지는 온라인 미팅에 거짓말같지만 잠깐 화장실 다녀올 시간조차가 없이 흘러갔다.


매순간 카메라로 보여질 표정 관리에 지쳤고, 밥을 입으로 먹는건지 코로 먹는건지 정신이 없었으며 집이라는 공간은 어느새 사무실보다 숨 막히는 장소가 되어버렸고 그렇게 일과 삶의 경계가 무너진 채, 모두가 고립되어 갔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는 '일'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는 왜 일을 하는걸까?'

'나에게 이 일이 유의미한가?'
'나는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가?'
'만약 이 바람이 멈춘다면, 나는 어디에 뿌리 내리고 싶은까?'


자연스럽게 피어오른 이 질문들이 처음에는 나를 불편하게 했다. 그러나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서서히 나의 내면 깊숙한 곳을 비추는 등불이 되는 듯 했다. '조직'이라는 구조 속에서만 살아오던 내가, 인생 처음으로 ‘나 스스로를 고용한다’는 개념에 어렴풋 눈을 뜨기 시작한 시기였던 듯 하다.


타인의 기준으로 측정되는 성과가 아닌, 나만의 철학과 가치를 중심으로 일과 삶을 정의해보는 시간, 내가 내 삶의 CEO가 되는 첫 발상이자 관점의 전환이었다. 그 여름, 나는 작은 식물을 키우면서 나를 키우고 있었다. 작은 바람에도 휘청대던 그 식물은, 몇 주가 지나자 곧게 그리고 풍성하게 올라오고 있었고 나 또한 매일 흔들리면서도 조금씩 중심을 되찾고 있었다.


그렇게 조금은 단단해진 나는 지금은 알듯하다. 바람이 불지 않았다면, 뿌리는 자라지 않는 것이었다. 흔들렸기 때문에, 나는 나의 뿌리를 더욱 단단하게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 삶에도 바람이 필요할까?....!

나는 너는 그리고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안정’을 꿈꾼다. 흔들리지 않는 나무처럼 바람조차 피해 가는 평온한 삶을 기본값으로 하고 그렇지 않은 상황을 불만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성장은 늘 '불편함'이라는 '바람'에서 시작된다.


혹시 지금당신도 흔들리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바람에 나무가 흔들리듯 당신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지금 당신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당신만의 땅, 당신만의 서사 그리고 당신만의 삶의 방향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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