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먹자골목,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셀링 기술!

# 손님을 부르는 건 말솜씨가 아니라, 사람을 읽으려는 태도이다?..!

by 포레스트

여행은 늘 그럿듯 떠나기 훨씬 이전부터 마음이 간질간질하다. 이번 속초 여행이 딱 그랬다. 작정하고 떠나는 첫 동해 여행이었고, 6월 초라는 계절은 더할 나위 없이 쾌적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였고, 목적지는 바다였다. 여행 내내 가볍게 웃고, 마음껏 걸었다.


둘째 날 오후, 조금 거하게 점심을 먹었더니 해가 뉘엿뉘엿 기울도록 배가 고프지 않았다. "오늘 저녁은 숙소에서 간단히 사 먹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그렇게 우리는 속초의 '먹자골목'으로 향했다. 해산물 한두 가지, 그리고 바닷바람과 어울릴 무언가를 사기 위한 가벼운 발걸음이었다.


먹자골목은 그리 넓지 않았지만, 그 골목엔 사람의 온기가 가득했다. 골목 양쪽으로 즐비한 식당마다 주인들이 손짓을 하며 인사를 건넸고, 우리는 자연스레 발걸음을 옮기며 분위기를 살폈다. 솔직히, 딱 눈에 들어오는 곳은 없었다. 그런데 그때, 어느 식당 앞에서 한 아저씨가 다가왔다.


반갑게 웃으며 말을 건넸고, 우리가 특별히 원한 것도 말하지 않았는데도 그는 말투 하나하나에 따뜻함을 실어 ‘속초의 맛’을 소개해주었다. 억지스럽지 않았고, 과장되지도 않았다. 자연스레 그의 가게로 발길이 옮겨졌다.


가게는 한산했지만 정돈된 식탁과 깔끔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선풍기가 부드럽게 돌아가는 출입문 근처 자리에 앉았다. 그가 추천해준 메뉴 몇 가지를 시켰고, 음식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할 즈음 그는 우리 테이블에 등을 지고 다시 골목 앞에 서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짓을 하며 웃는 얼굴로 말을 건넸다. 그리고 한참 후, 그 조용했던 가게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때였다. 친구 중 한 명이 사장님께 슬쩍 물었다.“사장님, 어떻게 이렇게 장사를 잘하세요? 손님이 끊이질 않네요.” 사장님은 웃음을 머금고 우리 테이블 옆에 잠시 앉으셨다. 그리고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마치 오랜만에 마주 앉은 동네 어르신처럼 그렇게.


“장사요? 기술보다 사람을 보는 눈이 먼저예요. 사람마다 다 다르잖아요. 다르게 다가가야죠.” 그는 먼저 아이와 함께 걷는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애기랑 같이 오는 가족 있잖아요. 그땐 아예 애기한테 인사해요. ‘안녕~’ 하고 손도 흔들고. 부모님들은요, 애기가 반응하면 그냥 지나치지 않아요. 아이가 웃으면, 발길이 돌아와요.”


이윽고 식당 유리창을 지나 단체 손님 무리가 지나가자, 사장님은 조용히 한 사람을 가리키 셨다. “보세요. 앞장서는 사람 보이죠? 무리 중에서 그 사람 공략해야 돼요. 리더 따라 나머지도 따라 들어오거든요. 장사는요, 누굴 먼저 설득할지 보는 눈이 있어야 해요.”


“그럼 무뚝뚝한 분들은요?” 우리가 묻자, 그는 손을 살짝 내저었다. “아예 눈도 안 마주치는 사람들? 손에 핸드폰 들고 휙 지나가는 젊은 분들? 그런 분들은 목적지가 있어요. 그땐 그냥 보내드려요. 억지로 붙잡으면 서로 기분 상하기 쉬워요.”


그의 시선에는 조급함이 없었고 유쾌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첫 손님은 항상 문 앞쪽에 앉혀요. 밖에서 보면 ‘이 집은 사람이 있네?’ 싶은 자리요. 속초는 관광지라 낯선 식당은 긴가민가하거든요. 입구에 손님이 앉아 있으면 마음이 열려요. ‘여긴 맛있나 보다’ 하면서요.”


“반려견이랑 오는 손님도 있어요. 그분들한테는 ‘애견방 따로 있어요’ 하면 귀가 솔깃해지죠. 실제로 방 하나를 애견 전용으로 따로 만들었어요. 문 닫으면 조용하고, 다른 손님 눈치도 안 보니까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리고는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으며 덧붙이셨다.


내가 물었다. “사장님 프론트랑 저기 벽면에 보니까 임영웅 사진이 많은데 팬이세요?” 그러자 사장님은 “우리 가게 이름이 함경도 임가네 잖아요! 저희 누나가 임영웅 팬인데 같은 ‘임씨’라고 사인 받아와서 일부러 저렇게 쫙 붙여놓은거에요. 대한민국 어르신들 반이상이 임영웅 팬인데 관심있으신 분들은 들어오면서 벌써 좋아하세요. 하하.”


사장님도 한창 흥이 오리신 모양이다. 우리에게 서비스 하나를 얹어주시면서 이야기한다. “복을 부르는 손님들이에요~”. 친구들 마음까지 따뜻해져 마치 ‘또하나의 가족’인양 사장님과 서빙을 하시던 누님까지 모시고 와서, 술 한잔씩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계산대로 향하며 임영웅사진 옆에 서 계신 사장님을 바라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단순하게 음식만을 파는 장사가 아니라고. 처음보는 사람들의 표정과 몸짓을 통해서 마음을 읽고 전략을 세우되 따뜻함을 잃지 않는 태도, 그것이야말로 진짜 ‘장사의 본질’ 아닐까! 했다.


그날 밤 숙소에서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며 이런 얘기를 나눴다.“장사는 그냥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읽는 능력이야.” “정말이야! 장사는 진심인 것 같아. 말 안해도 느껴지고, 돈을 쓰면서도 이렇게 행복하잖아^^” 그리고 속초에서 돌아오는 길, 나는 메모 앱에 이렇게 써두었다. “손님을 부르는 건 말솜씨가 아니라, 사람을 읽으려는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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