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a Happy new workout.
엄마의 다이어트는 결국 내년까지 이어질 것 같아.
원래 목표는 2024년 12월 31일에 59.9kg에 도달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하루에 1kg씩을 뺀다고 해도 59.9kg에 도착하는 것은 불가능해.
어찌 됐든 연도상으로는 1년이 넘는 장기 프로젝트가 된 엄마의 다이어트는 앞으로 몇 가지의 격언을 마음속에 특히 체지방 속에 새기면서 기필코 성공하려고 해.
얼마 전 읽었던 다이어트에 관련된 외국 작가의 책에서 읽은 문구야.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 머릿속이 얼얼했단다.
그동안 헬스장에서 운동한답시고 억지로 머신에 걸터앉아 횟수 채우기에만 급급했던 근력운동과 러닝머신의 손잡이를 잡고 질질 끌려가듯 유산소운동을 했던 엄마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어.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것은 운동이 아니라 노동이었구나. 하루하루 숙제 해치우듯 해왔던 운동은 사실상 노동에 가까웠구나 하고 반성하게 되었어. 내 일상에 운동을 자연스레 녹이면서 건강한 모습을 되찾자고 마음가짐만 튼튼하게 먹으면 뭐 하겠니. 행동거지는 인스턴트 불량식품처럼 후다닥 때우기 급했는걸. 이제 엄마는 헬스장에 출석체크를 하면서 위의 문장을 매일 되새기려고 해.
‘오늘 내 운동은 내가 끌고 간다.’ 하고 말이야.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SNS에선 유독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의 비포&애프터가 눈에 많이 띄더라고. 나도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이렇게 날씬해질까,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이렇게 건강한 모습이 될 수 있을까 나의 애프터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 사람들의 현재 모습을 부러워하다가 나도 모르게 질투를 하고 있는 걸 발견하고 스스로가 놀랐어.
‘여우의 신포도’라는 동화를 아니? 여우가 높은 곳에 매달려있는 포도를 먹으려다가 결국엔 먹는 데에 실패하자 ‘분명 저 포도는 신포도일 거야’하면서 스스로 자기 합리화를 해버리는 내용이야. 어느 순간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의 현재 모습을 보면서 ‘운동으로 뺐다고 하지만 분명 다이어트약을 먹거나 지방흡입도 했을 거야.’, ‘분명 생활에 여유가 많아서 다이어트하는데 돈을 많이 썼을 거야.’, ’ 나도 저렇게 헬스, 필라테스, 요가 다 하면 살 무조건 빼지.‘ 이렇게 SNS상의 사람들을 시기, 질투하면서 현재의 내 모습을 더 열심히 고쳐보려고 하지 않고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었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라는 속담이 있어. 지인이 잘되면 축복, 응원해주지 않고 질투를 한다는 속담인데, 딱 엄마의 얼마 전 모습이 저랬어. 이제 엄마는 사촌이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배 아파하지 않고, 진심으로 축하하고 상대방의 잘된 모습을 응원하고 연대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게.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네 앞에서 당당하게 엄마가 웃을 수 있도록 운동하면서 성숙해질게.
운동을 하는 사람, 아니 운동을 안 해본 사람들도 인바디라는 기계를 알 거야. 요즘은 건강검진을 가도 병원에서 인바디 기계로 내 몸속의 모든 건강 점수를 계산해서 알려주니까 말이야. 처음 헬스장에 등록하면서 인바디를 쟀을 때, 엄마의 점수는 62점이었어. 만약 수능에서 이런 점수를 받았다면 정시는커녕 재수를 한다 해도 가능성 없는 점수였지. 지난주에 잰 인바디 점수는 70점으로 거의 8점이 올랐어. 체지방량이 점점 줄어들고, 인바디 점수가 올라가니 기분이 좋긴 하더라. 그런데 트레이너 선생님이 ’회원님, 다음 주 수요일 오전에 인바디 잴게요.‘라고 말하면 나는 전날 저녁은 거의 굶다시피 하면서 밤새 배고파서 끙끙 앓다가 다음날에 물도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러닝머신에서 급하게 러닝 하면서 땀을 빼고는 인바디를 쟀어.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뭔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었지. 평소와 같은 상태로 언제 어디서 재도 괜찮은 컨디션에서 재야 진짜 내 모습인데, 인바디 점수를 1점이라도 올리려고 급하게 벼락치기하는 거나 다름없었던거야.
인바디의 높은 숫자를 보기 위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다이어트를 하면서 자연스레 인바디 총점수가 높아져야 하는 건데 말이야. 그래서 결심했어. ’ 행복은 인바디순이 아니다.‘ 앞으로 인바디 점수에 정신 쏟지 말고 직접 달라짐을 느낄 수 있는 일명 ’눈바디‘에 집중하자.
나의 변화는 누가 봐도 내가 먼저 알아차리는 거니까.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야.
오래간만에 우리는 저녁에 치킨을 시켜서 먹었지.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저녁에는 피자, 치킨 이런 건 웬만해선 시키지 않는데,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냠냠거리며 후라이드 닭다리 조각을 오물오물 받아먹는 너의 얼굴을 보면서 가끔은 이렇게 치팅데이를 가져도 좋을 것 같아.
비록 오늘은 Heavy Christmas였지만,
새해에 엄마는 꾸준히 운동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게.
Heavy Christmas and a Happy new work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