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은 정해져 있다.
9월에 시작한 다이어트가 벌써 3개월에 접어들고 있어.
그동안 너는 무럭무럭 자라서 이제 김치도 먹을 수 있고, 좀 있으면 기저귀도 졸업할 것 같아.
네가 기저귀를 떼기 전에 엄마가 먼저 다이어트에 성공해야 할 텐데 조바심이 드네.
오늘은 그동안의 인바디를 보면서 중간점검을 해보려고.
본격적인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의 몸무게는 71.6kg이었어. 12/10일에 잰 몸무게는 65.9kg으로 약 5.7kg을 감량했어.
근육은 22.2kg에서 22.8kg으로 약 600g이 늘었고, 체지방량은 30.6kg에서 24.0kg으로 줄었어.
요약하면 근육은 늘면서 체지방만 약 6kg이 쏙 빠진 거야. 이 정도면 살 빠지는 속도가 느리긴 해도 건강한 방법으로 빠지고 있는 것이며, 다이어트가 끝나도 요요가 잘 안 온다고 하더라고.
체지방률도 42.8%에서 36.5%로 10% p 넘게 빠졌어.
내장지방레벨은 5개나 내려갔단다.
단순히 몸무게를 줄이려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요즘 엄마는 건강함을 다시 느끼고 있는 중이야.
예전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뻐근하고 곳곳이 퉁퉁 부어서 혈액순환도 잘 안되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행동도 굼떴었는데, 이제는 아침이 상쾌하고 너를 낳고 나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발목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
하체불안증후군 때문에 가끔 피로도가 극심한 날이면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허벅지가 불편했었는데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부턴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어.
무엇보다도, 이뻐졌대. 사람들이.
원래의 내 목표는 12월 31일에 체중계위의 59.9kg을 보는 것이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지금 이 속도로는 불가능할 것 같아. 그래서 기간을 좀 더 늘리기로 했어.
복직이 4월 1일이니 3월 31일까지 55kg까지 가보자고.
솔직히 12월 31일에 59.9kg까지 빠져야 3월 31일에 55kg까지도 갈 수 있는 것인데, 그냥 그렇게라도 해야 좀 더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 3개월 동안 운동을 하면서 내가 스스로 건강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고 또 숫자로 증명했으니 조금만 더 전략적으로 운동하고 식단을 하면 내년에 우리 가족 벚꽃구경 갈 때는 엄마 이쁜 원피스 입을 수 있지 않을까?
얼마 전에 종영한 ‘무쇠소녀단’이라는 예능프로그램이 있어. 토요일 저녁마다 엄마가 그걸 보느라 너랑 잘 놀아주지 못했었잖아. 다시 한 번 정말 미안해.
여자 연예인 4명이서 수영, 사이클, 달리기의 철인 3종경기 완주에 도전하는 내용의 예능인데, 경기에 준비하는 모습부터 마지막 회의 완주하는 모습까지 어느 한 장면도 놓칠 수가 없었어.
나름대로 운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감정이입이 되기도 했었고, 아무것도 안 해도 아름답기만 한 그분들이 더 열심히 운동하고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고 동기부여를 쫙 받았지.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할 때는 일부러 그 예능을 틀어놓기도 했어. 그럼 뭔가 같이 운동하는 느낌이 들었거든.
그 예능에 나온 한 배우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
“엔딩은 이미 정해져 있다. 여자 넷이 철인 3종에 도전하는 영화에 캐스팅되었고, 엔딩은 무조건 완주다. “
물공포증이 있던 그 배우는 철인 3종경기를 완주하기 위해 수영을 배웠는데, 공포증 때문에 정말 힘들어해.
물속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수영을 못하는 나도 몇 번씩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오더라고.
하지만, 그분을 포함한 4명의 배우는 포기하지 않았어.
물공포증이 있던 배우는 수영을 완주했고, 햇빛알레르기가 있던 배우와 달릴 때마다 옆구리 통증이 있던 배우는 러닝을 완주했고, 자전거를 전혀 못 타던 배우는 사이클을 완주했어.
엄마도 처음에는 내가 과연 살을 뺄 수 있을까. 건강한 방법을 다이어트를 해서 다시 요요를 안 맞을 수 있을까.
걱정부터 하고 지레 겁먹기도 했어. 근데, 저 말을 듣고 내 다이어트의 엔딩을 상상해 봤어.
체중계위의 59킬로그램을 보는 것.
굶거나 약을 먹지 않고 건강한 방법으로 운동해서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그날을 꿈꾸고 있어. 이제 몇 개월 안 남았어.
엔딩은 이미 정해져 있고, 나는 무조건 완주할 거야.
꼭 살을 빼서, 너를 꼭 안고 엄마 드디어 다이어트 끝났다고 말하는 그날을 상상하면서 엄마는 내일도 운동 다녀올게.
엄마, 살 좀 빼고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