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튀르키예 여행 7-2.

7-2. 로즈밸리 투어

by 모루


컨디션 조절을 위해 숙소에서 뒹굴 거리다가, 6시가 돼서 레드 투어(로즈밸리 투어)를 하러 나갔다.


투어는 괴레메 버스터미널에 모여 출발한다. 그런데 투어 차량이 약속 시간이 지나도록 출발을 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린투어를 마치고 바로 레드투어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전 투어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그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거였다.


그래서 투어가 늦게 시작한 것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오늘 하필 비 예보가 있어서인지, 아니면 투어를 제시간에 끝내야 해서인지, 투어 내내 자유시간이 거의 없이 급박하게 진행돼서 아쉬웠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아빠는 계속 뒤처졌다. 예전의 나는 사진 찍는 데에만 너무 열중해 오히려 여행지에서의 감정을 온전히 느끼지 못한 적이 많았는데, 아빠는 괜찮은 걸까. 종종 걱정이 된다.


협곡 구경을 마친 후 꼭대기에서 잠시 멈춰 앉았다. 마치 스머프 마을 같은 비현실적인 풍경 속에서,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갓 짜낸 오렌지 주스를 마셨다.


붉은빛이 나는 협곡의 웅장함도 좋았지만, 그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함께 투어를 한 사람들이었다.


투어를 하는 동안 가이드가 우리 가족에게 특히 신경을 많이 써주었다. 아이를 안고 험한 지형을 걷는 나를 걱정해주기도 하고, 대신 아이를 안아주겠다는 제안도 했다.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우리를 예쁘게 봐주셔서 좋은 카메라로 사진을 남겨주신 분도 있었다. 해가 지자 날씨가 쌀쌀해져 아이를 걱정하니, 기념품으로 산 현지식 모자를 빌려주신 분도 기억에 남는다.



아이와 여행을 하다 보면 힘든 점도 많은 반면, 아이가 없었을 때는 몰랐던 따듯한 호의들을 받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우리의 여행을 한층 더 단단하게 채워준다.



내일은 날씨 때문에 열기구가 뜨지 않을 거라고 한다. 급하게 한 예약이었지만, 오늘 열기구를 타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엄마의 꿈과, 나의 꿈이 이루어진 여행.

매일 투닥거리지만, 그래도 웃자. 꿈을 이루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