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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하영 Mar 22. 2023

미술관의 도시, 덴마크 국립 미술관

덴마크 여행 06



덴마크 여행 06



코펜하겐 뮤지엄 모아 보기

다정하고 유연한 미술관의 도시



여행지를 한결 느긋하고 로컬답게 즐기는 방법은 미술관에 가는 것이다. 건축은 물론 디자인이나 인테리어, 예술 영역까지 다루면서 그 도시와 사람들이 일상을 즐기는 여유를 엿볼 수 있다. 과거의 시간이 담긴 작품에서 우리는 감동을 느끼고, 특별전이나 기획전에서는 현재 그들이 지향하는 바나 트렌드도 읽을 수 있다.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어 발걸음이 바빠지고, 매분 매시간이 아쉬운 여행자들도 미술관에서만큼은 한번 더 숨을 고르고, 발걸음에도 여유를 가져본다.



코펜하겐은 디자인의 도시답게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미술관이 많다.

- 국립 미술관 Statens Museum of Kunst
- 글립토테크 미술관 Ny Carlsberg Glyptotek Museum
- 토르발센 뮤지엄 Thorvaldsens Museum
- 코펜하겐 컨템포러리 Copenhagen Contemporary


가장 대표적인 국립 미술관(SMK). 특히 덴마크 왕실 소장품으로 시작한 국립 미술관은 컬렉션이나 규모면에서 꼭 가야 한다. 그 옆으로는 ‘보타니컬 가든’과 ‘자연사 박물관’도 함께 가면 좋다. 맞은편 킹스가든을 산책하며 조금 더 걸으면 ‘데이비드 컬렉션’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다음으로 많이 찾는 미술관은 글립토테크 미술관. 덴마크 대표 맥주 ‘칼스버그’ 재단의 컬렉션에서 시작했으며, 북유럽에서 보는 이국적인 야자수와 온실이 아름다운 조각 미술관이다. 에드가 드가의 조각 시리즈를 보유한 미술관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토르발센 뮤지엄도 추천한다. 크리스티안보르 궁전 앞에 위치한 조각 미술관으로, 궁전의 마차고 토대 위에 지어졌다. 코펜하겐 출신의 유명 건축가이자 조각가 베르텔 토르발센을 기념하는 미술관으로 덴마크 최초의 미술관이다. 바로 옆에는 국립 박물관이 있다.


마지막은 코펜하겐의 트렌드를 이끄는 레프살렌 지역의 코펜하겐 컨템포러리. 용접 작업장이자 창고였던 곳을 개조해 만든 현대 미술관으로 제임스 터렐과 더그 휠러의 설치 작품을 마주할 수 있는 곳.



코펜하겐의 미술관을 여행하며 느낀 점은 참으로 다정하면서도 유연한 도시라는 것. 정직하고 실용적인 일상이 그들이 추구하는 ‘디자인’이자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처럼 보였다. 언제나 여행자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덴마크 사람들에게서 느낄 수 있다. 새로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낯선 이들과도 함께 그리고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 관람객을 배려하는 디스플레이와 동선 역시 미술관이 관람객에게 대화를 걸어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정했던 코펜하겐 미술관 후기 시작!





코펜하겐 뮤지엄 (1)

국립 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Denmark. 줄여서 SMK라고 많이 불리는 덴마크 국립 미술관. 올해 여름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혜규 작가의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코펜하겐 중심부에서 북쪽, 로젠보르크 궁을 중심으로 형성된 가든. 바로 이곳에 국립 미술관이 있다. 바로 옆에는 자연사 박물관과 보타니컬 가든, 맞은편에는 로젠보르크 궁전과 킹스가든이 있다. 미술관 앞 수공간에는 헤이 아웃도어 가구가 놓여있는데 의자에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


Name in English | Statens Museum of Kunst

Address | Sølvgade 48-50, 1307 København K, 덴마크

Opening Hours | Everyday 10:00-18:00, Wed 10:00-20:00

Admission Fee | 120 DKK, 코펜하겐 카드로 무료입장



History & Architecture


원래 덴마크 국립 미술관의 컬렉션은 '덴마크 군주의 미술관 Kunstkammeret'에서 유래한 것으로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에 보관되던 것. 1884년 크리스티안보르 궁전 화재 이후 작품을 이전해 새롭게 마련할 곳이 필요해지자 1896년 현 미술관을 오픈하게 되었다.


가장 처음, 1889년부터 1896년까지 지어진 박물관 건물은 빌헬름 다헬레루프 Vilhelm Dahlerup와 묄러 G.E.W. Møller가 설계했다. 다헬레루프는 글립토테크 미술관을 지은 건축가이기도 하다. 클래식한 이탈리아 르네상스 스타일로 지었고 당시에는 덴마크스럽지 않은 디자인으로 욕도 많이 먹었다고(?)



1998년 현대미술 컬렉션이 늘어나며 이를 수용할 공간이 필요했고, 기존 건물의 뒤편으로 미술관을 확장하게 된다. 하얀색 대리석과 유리로 모던하게 지은 건물은 마치 푸른 정원이 미술관의 일부인 것처럼 보인다.


2층에서 브릿지로 연결되는 두 건물! 두 건물 사이에는 유리 패널로 덮어 '조각 거리 Street of Scuptures'를 조성했다. 높은 층고의 공간에서 회담이나 콘서트가 열리거나 거대한 스케일의 현대미술 작품을 설치해 선보이고 있다.





Cafe & Shop


들어가서 왼쪽 아트샵 앞 카운터에서 티켓 발권 후 입장한다. 역시나 코펜하겐 카드로 입장 가능하다!

전시를 보기 전 바로 옆에 있던 아트샵을 둘러보기로 했다. 많은 작품만큼이나 볼거리 많은 아트샵. 덴마크 디자인 소품과 포스터, 특히 벽면을 가득 채우는 플렌스테드 모빌 시리즈가 멋지다.



아트북 맞은편에는 카페테리아가 있다. 작품 못지않게 유명한 곳으로, 천장 가득 매달린 이사무 노구치의 조명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창가로 드는 햇빛과 따뜻한 종이 램프의 빛이 어우러졌다.



본격적인 관람 전에 잠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점심시간이라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SMK 카페는 코펜하겐 유명 셰프 ‘빌리 브라헤’가 운영하고 있는데, 사워브레드, 팬케이크 등 브런치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많았고, 아메리카노부터 와인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Exhibition​


1층 스페셜 전시관은 마티스 전시를 준비 중이었고, 우리는 2층 상설전시관의 컬렉션을 보기로 했다. 컬렉션은 당시 유명 화가들의 작품들로 프랑스와 덴마크 미술품을 다수 소장 중이다.


European Art 1300-1800

유럽의 500여 년간의 방대한 미술 작품들을 13개의 방으로 구성해 놓은 컬렉션으로 덴마크에서 가장 오래된 예술 컬렉션이기도 하다.



French Art 1900–1930

1928년 컬렉터 요하네스 럼프가 기증한 현대 프랑스 미술 컬렉션. 마티스, 피카소, 브라크와 같은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가장 좋았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와 앙리 마티스의 작품!



유러피안 아트가 작품의 강렬한 색채에 맞춰 공간마다 컬러가 달랐다면, 프렌치 아트는 화이트 월에 심플하고 밝은 톤의 원목 가구를 배치했다. 전시장 곳곳에는 무려 칼 한센의 위시본 체어!



Danish and International Art After 1900

브릿지를 지나 현대미술전으로! 첫 번째 전시관은 노르웨이의 에드바르 뭉크와 덴마크 표현주의 작가인 옌스 쇠네르고르의 작품.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한 화풍이 북유럽의 정신을 보여주는 듯했다.



신관의 높은 층고가 정말 멋지다. 높은 창문으로 자연광이 드니 작품의 빛이 더욱 풍부해 보였다.





자연사 박물관 & 보타니컬 가든


덴마크 국립 미술관으로 걸어가는 길에 공원이 너무 예뻐서 들어갔더니 멋진 팜 하우스 등장에 놀랐던! 알고 보니 1874년 지어진 코펜하겐 최대 식물원으로 자연사 박물관에 속해있다. ​보타니컬 가든은 SMK 바로 옆 자연사 박물관에 포함된 가든으로 코펜하겐 카드로 입장 가능하다.


Name in English | Botanical Garden

Address | Gothersgade 128, 1123 København K, 덴마크

Opening Hours | TUE-SUN 08:30 - 16:00, MON Closed

Admission Fee | 60 DKK, 코펜하겐 카드로 무료입장 가능



​가든은 1600년 처음 설립되었고, 두 번의 이전 끝에 1870년 현재 위치에 개관했다. 공원 내에는 27개의 글라스 하우스가 있다고 하는데 SMK 가는 길이었어서 제일 큰 팜 하우스와 버터플라이 하우스만 보기로 했다.


티켓 발권 후 가장 위에 위치한 팜 하우스 먼저 보러 갔다. 나름 북유럽 국가인 코펜하겐에서 이국적인 야자수를 볼 수 있는 온실. 13,000여 종의 식물이 있다고 한다. 외관도 아름다운 글라스 하우스. 워낙 좋은 식물원이 많다 보니 내부가 화려하고 멋지다는 인상보다는 오래된 공간의 따뜻한 느낌이 강했다.



팜하우스에서 나와 아래쪽에 위치한, 선인장 온실로 향했다. 규모가 작아 보이지만 정말 다양한 종류의 다육식물과 선인장이 많았다.


선인장 온실을 지나면 보타니컬 가든의 하이라이트인 버터플라이 하우스. ​식물과 꽃 사이로 정말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온실이다. 자연 생태계에서 중요한 나비를 연구하는 곳으로 5월부터 10월, 여름에만 볼 수 있다.



보타니컬 가든에서 나와 바로 옆 자연사 박물관으로 향했다. 작은 호수 옆길로 따라 걸으면 금방 도착한다. 현재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라 공원 곳곳이 공사 중이고 복잡하지만, 공원 자체는 정말 아름다웠다.


<네안데르탈인> 특별전이 진행 중이었는데, 이곳 역시 코펜하겐 카드로 입장 가능하다. 설명을 읽지 않아도 이해가 되는 쉬운 디스플레이가 좋았는데, 오랜 시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미술관임이 느껴졌다.


Name in English | Museum of Natural History

Address | Øster Voldgade 5, 7, 1350 København K, 덴마크

Opening Hours | TUE-SUN 09:00 - 17:00, MON Closed

Admission Fee | 105 DKK, 코펜하겐 카드로 무료입장 가능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컬러에 놀랐다. 1층 중앙홀의 내부 벽화는 100여 년 전 오스카 매티슨 Oscar Matthiesen의 그림으로, 화산, 바다, 비, 얼음을 표현했다.


2층은 2004년 페르 키르케비 Per Kirkeby가 완성했는데, 지질학자이기도 한 그는 그린란드의 자연을 표현했다고 한다.



멋진 북유럽 디자인 가구들도 빼놓을 수 없다. 2층 전시관에는 칼 한센의 위시본 체어가, 아이들을 위한 클래스 룸에는 톤 체어가 놓여있었다. 미술관 카페 역시 아름다운 디자인 가구들. 일상에서 즐기는 모습이 더없이 멋지고 부러운 순간이었다.





데이비드 컬렉션


마지막으로 SMK 근처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컬렉션을 추천한다. 세계 유명 도시들마다 손에 꼽는 개인 컬렉터나 기업들의 컬렉션들이 있다. 런던에 월러스 컬렉션이 있다면 코펜하겐에는 데이비드 컬렉션이다.


유명 변호사이자 컬렉터였던 데이비드는 1945년 대중들에게 자신의 아트 컬렉션을 뮤지엄으로 오픈했으며, 이후 재단을 설립해 1960년 그가 사망한 이우헤도 꾸준히 컬렉션 관리와 특별전 기획 등을 선보이고 있다.


Name in English | The David Collection

Address | Kronprinsessegade 30, 1306 København, 덴마크

Opening Hours | MON Closed, TUE-SUN 10:00 - 17:00

Admission Fee | 무료



국립 미술관 맞은편에 위치한 로젠보르크 궁전. 바로 앞에는 왕의 정원, 킹스가든. 조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산책하듯 공원을 가로질러 데이비드 컬렉션으로 향했다.



가장 좋았던 곳은 시누아즈리 컬렉션. 17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던 중국 풍의 스타일로 이국적인 도자기와 가구들에 매료되었을 당시 사람들이 그려졌다. 지금 봐도 정말 멋진 오브제들.



또 하나 좋았던 만남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덴마크 작가 빌헬름 해머르쇠이의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어둡지만 따뜻한 색채, 부드러운 표정과 화풍이 덴마크의 겨울을 담은 것 같았다.



#미하치덴마크 #덴마크여행 #코펜하겐여행




공간을 스크랩하는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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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여행을 다니고 영상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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