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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희철 Jun 02. 2019

월드워 Z : 회사생활도 생존이 목적

제럴드 레인이 스타트업에 다닌다면

장르 영화를 좋아합니다. 공감도 좋지만 공상으로 영화적 재미를 느끼기에 좀비물, 호러물이 착붙으로 맞습니다. 기라성같은 장르영화 감독들이 국내에도 많고, 최근에는 세계 영화의 최고봉에서 자신의 영화적 상상력을 극단으로 몰아 최고의 성과를 낸 감독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에게 있어 가장 보편적이고 널리 자주 볼만 한 영화는, 월드워 Z 뿐입니다. 


한 영화에 꽂히면 반복해서 보는 습관때문인지 월드워 Z는 4년 전 처음으로 볼 적부터 유사 200회 정도는 본 듯 합니다. 장면만 스쳐도 다음 대사가 무엇일지 알정도이니 말 다 했습니다. 하나의 무언가를 반복해서 본다는 것은 그 회차를 늘리는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과 탐구 하는 것으로 보는 재미를 확장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노동자로서, 또는 팀의 일원으로서, 나중에는 자본가가 될지도 모르는 저에게 "어떤 팀을 구성하고, 그 목적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포인트를 말해볼까 합니다. 장르영화의 특성 상, 그 상황은 유사합니다. 놀래키고, 놀라고, 땀을 흘립니다. 변주가 있을 뿐 각 상황을 구성하는 방식은 동일합니다. 팀을 이끌고 사업을 하다보면 문제는 우리를 놀래키고, 때문에 팀은 놀라며, 투자자는 손에 땀을 흘립니다. 주인공이 해결하면 관객은 안도하지요. 


[우연과 성장은 기질을 만나 결과를 만든다]

평온한 한 때를 보내는 레인 가족은 갑작스러운 난리와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립니다. 우연과 우연이 겹쳐 사건 해결에 큰 실마리가 되는 상황도 맞닥들이기도 합니다. 둘째 딸이 좋아하는 서브웨이 쌤의 12초 알람과 우연히 보게되는 좀비로의 변태 과정이 그렇습니다. 

제리가 팀을 만들려고 한 것이라기보다 자연발생적으로 그들은 운명공동체가 된 상황입니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온 두 명의 팀장과 대학교 인턴으로 구성된 사내벤처 같습니다. 다행히도 팀장 중 한 명은 실전에 능한 사람이네요. 뉴어크로 가서도 노련한 리더의 현명한 선택과 [가설 > 실행 > 검증] 안에서 스스로를 AB TEST 합니다. (피가 입속에 들어가도 좀비가 되진 않는다.) 이렇게 알게된 몇가지 사실들은 영화 전반에서 주인공이 사건을 만나고 이를 해결하는데에 큰 힘이 됩니다. 구성원이 팀을 성장 시킬 수 있는 기질을 가졌을 때, 팀은 이렇게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 결과 하나가 결국 아주 작은 과정임에도 말이죠.


[인맥은 어떻게 쌓을 것인가]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인맥이 참 중요합니다. UN 출신의 제리는 사무총장 티에리에게 전화를 받고 캠프에 합류 합니다. 조건은 '사건을 해결하라. ' 직업병이었는지, 그는 합류 전에도 이미 전세계적인 재앙을 몰고 온 이 좀비의 특징에 대해 나름의 실험으로 중요한 조각들을 모아 놓은 상태입니다. 그렇게 업계 전문가라고 손꼽히는 20대의 젊은 박사와 한국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항상 뜻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세계적으로 전문가였지만, 결정적 실수로 아쉬운 최후를 맞이하게 되네요.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 팀에 합류하더라도, 그의 결정적 실수로 팀 자체가 자멸 직전까지 가는 위기가 생깁니다. 그러나 강한 리더는 목표를 향해 한발 씩 나아갑니다. CIA요원을 통해 알게 된 정보를 놓치지 않고 다음 장소인 이스라엘로 갑니다. 이 곳은 문제를 가장 현명하게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가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다른 회사의 대표님께 연락하고 자문을 구하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최선을 지향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전히 완벽할 수 없음에도 이에 실망할 것이 아니라 차선의 결과라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제리는 알고 있습니다. 치료제가 아니더라도 인류가 좀비와 대치할 수 있는 힌트를 알아내고, 웨일즈에서 직접 실험합니다. 스스로 피실험체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는 당당히 결과를 만들어내고 팀 전체를 성공으로 이끌어 냅니다. 물론, 티에리가 말한 성공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인류를 좀비 바이러스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최고의 성과겠지요? 

그러나 제리는 인류라는 팀의 리더로서 인류가 계속 생존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을 알아냈고, 이를 전세계에 도입하였습니다. 생존이 팀의 목적인 우리의 사회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언제나 최선을 지향하지만 때론 차선 자체가 중요할 때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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