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하히호

결혼 전의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그래도 나름 잘 살고 있었다.


대학 때는
그 흔한 축제 한 번 제대로 즐겨보지 못한 채
장학금에, 과제에, 알바에
대롱대롱 매달려 살았고,


졸업 후에는 모델 일을 하며
남들 눈엔 꽤 화려하게 보였겠지만
실제 성격은
FM 공무원처럼 반듯하게,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고,
내 인생은 순식간에 다른 게임으로 넘어갔다.


튜토리얼도 없이.


이름은
여자에서 아내가 되었고,
엄마가 되었고,
어느새 사회적 ‘아줌마’가 되었다.
누가 언제 승급시켜 줬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몸도, 말투도, 하루의 리듬도
예전의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아무도 그 변화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


이 책은
잘해보려고 애쓰다 자주 삐끗하고,
괜히 혼자 울컥했다가,
그래도 다시 웃어보는
한 아줌마의 첫 발 디딤이자
생활 보고서 같은 기록이다.


대단한 조언도 없고,
정답도 없다.
다만
“아, 나만 이런 건 아니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조금 못나도 괜찮고,
조금 헤매도 괜찮은
당신 옆자리에
조용히 앉아 있고 싶다.


우리,
같이 버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