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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쌤 Apr 22. 2024

멀리뛰기 도전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도전

2015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은 건강, 도전, 경쟁, 표현, 안전, 다섯 개의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역은 도전 영역이다. 특히 5학년에서 다루는 거리 도전(멀리뛰기, 높이뛰기, 멀리 던지기 등)을 가장 좋아한다. 아이들은 주로 경쟁활동에서 다루는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가르치는 입장에서 경쟁활동은 승패가 나누어지기 때문에 이기고 지는 팀이 생길 수 밖엔 없고, 그러다 보니 이긴 팀과 진 팀의 마음을 살피고 관계를 신경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다. 그런 반면에 거리 도전 활동은 다른 친구들과 기록을 비교하여 순위를 나눌 수 있긴 하지만 다른 친구들의 기록보다는 자신의 목표 기록을 경신하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마음 상할 일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기존의 기록을 넘어설 때 성취감과 희열을 느끼는 아이들과 그런 기록 경신을 축하해 주고 대단하다고 칭찬해 주는 주위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나까지도 마음이 따뜻해져서 좋다.

오늘 수업 전 4차시 동안엔 멀리뛰기와 관련된 기능 연습과 놀이 등을 하면서 멀리 뛰는 자세 등을 익혔고, 실제로 도움닫기 후 멀리뛰기를 하면서 나의 수준을 알아보고 목표 기록도 설정했다. 그리고 바로 오늘, 자신이 설정한 목표 기록에 도전하는 수업을 했다. 실제 대회처럼 3차 시기까지 기회를 주었으며, 학생들에게 심판 및 기록원 역할을 맡겨 아이들이 수업에 기여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강하게 발구르기를 해서 붕 날아가는 것 같은 몇몇 뛰어난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다 하늘을 나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목표 기록을 경신하고 나서도 더 좋은 기록에 목말라하는 아이들은 수업 마치는 종이 울리고 쉬는 시간이 되어서도 교실로 올라가지 않고 모래를 날리며 여러 번 도약을 했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땀 흘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에 도전 활동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연습한 것보다 기록이 낮게 나온 아이들이나 지난 시간에 연습한 동작을 다 잊어버리고 한 발로 착지하거나 제대로 발구르기를 못 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그 아이들도 도중에 도전을 포기하거나 그만두려고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뛰었다. 기록은 낮게 나왔더라도 그 순간 최선을 다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나 싶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열심히 도전하는 동안 두 세명 정도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설렁설렁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 아이들에겐 평가를 좋게 주지 않았다.)

아이들이 모두 올라가고 혼자 남아 정리하는 동안 나도 몇 번 재미 삼아 멀리 뛰어봤다. 13년 전에 뛰었을 때보다 기록이 영 좋지 않게 나온다. 나이는 속일 수 없는 것일까. 기록이 마음에 들지 않아 몇 번을 더 뛰었다. 아이들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더 나은 기록을 위해,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뛰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긴다. 

수업에서 느낀 그 마음, 멀리 뛰고 싶다는 그 마음, 더 많이 뛰고 더 잘 뛰고 싶다는 그 마음이 아이들의 삶에도 스며들길 바란다. 삶을 살아가며 더 멀리 뛰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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