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매일 글쓰기
2021.01.01
아침 6시 첫 번째 알람이 울린다. 침대에서 겨우 몸을 일으켜 거실 소파로 향한다. 핸드폰 알람을 끄고 핸드폰 액정을 통해 지난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핀다. 두 번째 알람이 울리면 기지개를 피고 샤워를 하러 화장실로 향한다. 뜨거운 물에 잠을 깨운다. 샤워하고 나와 잠든 아내와 아들이 깨지 않게 옷장으로 가 옷을 꺼낸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출근 복장과 외모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옷을 주섬주섬 입고 스타벅스 텀블러에 카누를 3개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가방을 들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한다. 차에 시동을 켜고 오디오북 혹은 팟캐스트를 재생시킨다. 회사까지 44km. 출근까지는 45분, 퇴근은 1시간 10분이 걸리는 시간이다. 거리는 멀지만 길이 잘되어 있어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다.
평균 7시 40분 즈음 회사에 도착한다. 출근 체크를 하고 책을 꺼낸다.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는 저녁에 책을 읽었지만 요즘에는 아들이 잘 때 같이 잠들거나 아들을 재우고 청소를 마치면 12시 무렵이라 출근 후 책을 읽는 것이 제일 편하다. 혼자 책 읽는 이 시간이 소중하다. 대부분 소설을 읽는다. 소설을 읽고 있으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평범한 일상을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준다. 한 40분 정도 읽고 있으면 동료들의 출근이 시작된다. 아쉽지만 책을 덮고 업무를 시작할 시간이다. 출근한 동료들을 살갑게 맞이 해줘야지 생각은 하지만 막상 살갑게 맞이하지 못해 매번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
메일함을 열어 메일을 정리를 한다. 대부분 광고성 메일이거나 결제 안내 메일이다. 안부를 묻는 편지로써의 메일은 언제 받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 일을 시작 한지 올해가 딱 10년 되었다. 2010년 아르바이트로 이 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급여와 장래성 보다는 내가 스스로 돈을 버는 것이 재미있었다. 첫 번째 회사에서 2년 근무했다. 그리고 두 번째 회사에서 3년 근무, 지금 회사에서 5년 근무하고 있다.
나는 영업자이다. 영업인데 관리직에 가까운 영업이다. 대리점을 관리한다. 지역 내 대리점과 계약 후 판매를 독려하는 역할을 한다. 이일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전국을 다닌다. 출장길이지만 여행하는 기분도 든다.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전국의 맛집을 다닌다. 전라도 출장을 다녀오면 2~3kg는 찌는 것 같다. 현재 하는 일에 감사 하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은 매해 갈수록 커진다. 업계 특성상 내가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회사가 잘 되면 내가 잘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매년 축소되고 있다. 앞으로 5년까지는 큰 사고 치지 않는 한 근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뒤는 사실 잘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내가 이 회사를 빼면 무엇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이르지만 할 말이 없다.
글쓰기를 통해 이 질문에 답을 찾아보고 싶다. 그래서 앞으로 30일 동안 ‘나’에 대해 글을 써 보려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