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질러진 우유는 주워 담기 어렵다

공기 중의 탄소를 잡아라 - DAC

by 하현

#엎질러진 우유는 주워 담기 힘들다.

공기 중의 탄소를 다시 주워 담기 위한 노력이 있다. 바로 공기 중 직접 탄소포집 (DAC, Direct Air Capture)이라는 기술이다. 만약 제대로만 된다면 꽤 유용한 기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주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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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효율성의 문제이다. 석탄발전소의 굴뚝에 설치한 탄소포집 장치도 효율이 좋지 못한데, 하물며 공기 중에 설치한 탄소포집 장치의 효율은 말해 뭐 하랴. DAC를 이용해 1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 위해서는 대략 1800 ~ 3500 kWh의 에너지가 소비된다고 한다 (Keith et al., 2018). 그에 반해 CCS는 1300 kWh정도의 에너지로 1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화석연료 기반 전력 혹은 열을 소비하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 위해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뿜게 된다.


둘째,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있다. 즉 우리가 아직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은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충분히 높지 않다는 것이다. 아주 높았다면, 이미 질식했을 테니 말이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 약 426 ppm 정도라고 한다. 즉 100만 개의 분자 중의 426개가 이산화탄소라는 의미이다. 그러니 426개의 이산화탄소를 붙들기 위해서는 일단 100만 개의 분자를 설비에 통과시켜야 한다. 그에 반해 CCS는 굴뚝에서 바로 포집을 하기에 훨씬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를 갖고 있는 매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셋째, 비싸다. 엄청나게. CCS 보다도 약 3배 이상은 비싼 비용이 든다.


이 내용을 정리하자면 하나다. 엎질러진 우유를 다시 주워 담는 것은 매우 힘들고 시간이 걸리는데, 그걸 다시 깨끗하게 만드는 것은 더 어렵고 비싼 비용이 든다. 그러니 우유를 엎지르지 말자.


#그럼에도 DAC는 왜 연구할까?

그럼에도 DAC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지구의 온도를 2100년까지 1.5도 이내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 작년 온도가 1.5도를 넘어서서 더 이상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가 없다. -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야 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엄청난 설비를 개발하고, 어마어마한 비용이 설비 개발에 들어간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DAC를 갖고 있다

지구는 숨을 쉬고 있다. 지구의 숲은 이산화탄소로 숨을 쉬고 산소를 내뿜어 공기 중의 산소농도를 높여준다. 즉 인간과 같은 산소로 생명을 유지하는 다른 생명체들이 살 수 있도록 해준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나무는 1년에 약 22 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나무는 에너지가 필요 없다. 심어져 있는 나무를 베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물론 경제림 혹은 인공산림의 경우 무조건적인 보전이 답은 아니다. 적절한 시점에 나무를 베고 새로운 나무를 심어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늘리고, 임업을 활성화 시킬 필요도 있다. 하지만 제주도의 곶자왈이나 남미의 아마존, 혹은 동남아시아 뿐 아니라 전 세계에 널리 퍼져있는 자연산림을 적극적으로 보전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산화탄소 감축의 방법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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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돌고 돌아서 자연이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온난화는 인간의 기술과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낸 전 지구적인 재앙이다. 2025년에는 작년보다 더 더운 여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뉴스를 매해 계속 듣게 될 것이다. 아주 높은 확률로, 세금만큼이나 정확하게 매해 이 뉴스가 찾아올 것이다. 물론 지금의 경제 시스템을 송두리채 바꾸더라도 우리는 계속된 에너지 사용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지금도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너지가 깨끗한 에너지원이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1.5도 라는 목표를 만족시키기 위한 가장 끝자락에는 결국에는 자연이 있다. 자연을 보호하자. 라는 오래되고 지루한 구호가 다시 한번 더욱 중요해지는 순간이다.


다음 챕터는 조금 쉬었다가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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