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장점과 단점이 무엇이든, 당신을 지지합니다.

by 문하현

'당신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은 이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지겹게 여겨진다. 사실, 구체적으로 답변하기도 어렵다. 장점과 단점을 나누는 일은 물을 칼로 베려고 하는 어설픈 시도와 다를 바 없다.


장점과 단점은 이른바 고유한 특성의 '양날의 검'이다. 예컨대 신중한 사람은, 다른 말로 결단력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바꾸어 설명할 수 있다. 꼼꼼한 사람은 융통성이 다소 부족할 수 있다. 이러한 양면성은 지극히 상대적이다. 상황에 따라서, 장점과 단점은 서로 먼저 치고 나가려 경쟁하는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어떤 때는 장점으로, 어떤 때는 단점으로 '부각된다.' 신중하다고 해서 무조건 결단력이 없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사람의 행동과 말의 이면에는 자세히 보려 노력하지 않으면 보일 듯 말듯한 이유나 맥락이 숨어있다.

보통은 나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사람을 곁에 두려 하지만, 단점을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다면 보완해 줄 사람은 어떤 면을 보완해 줄 수 있을까? '보완할 사람'보다는, '보완하려고 노력할 사람'이 필요하다. 장점과 단점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부각되기에 한 발짝 뒤로 물러서 전체를 조망하고 그때마다 '단점'을 옆에서 슬쩍 채워주면 된다. 설령 고유한 특성이 어떤 상황에서 엄청난 단점처럼 여겨져도, 어떤 사람은 이를 충분하게 여겨 그대로 '존중'할 수도 있다.


타인을 대하는 일과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에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명심해야 할 점은, '모든 것을 혼자 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의 장점과 단점이 어떻든 간에, 주변의 누군가가 도저히 혼자서 할 수 없을 일을 도맡고 있다면 넌지시 같이 하자고 손을 내밀어보고, 상대방이 괜찮다고 하면 그때 '지지대'로서 제 역할을 다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나의 '단점'으로 인해 혼자서 해낼 수 없는 상황이 오면, 누군가는 나의 '지지대'가 되어줄 것이다.


결국, 오래가는 사이의 비결은 서로의 '지지대'가 되어주려고 노력하느냐에 달린 게 아닌가 싶다. 장점과 단점을 자기만의 칼로 잘라서 샅샅이 살펴보고 나서 단점에만 집중하며 보완하려고 하기보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혼자서는 해낼 수 없을 것 같다면 거뜬히 지지해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지지는 해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받는 일도 놓쳐서는 안 된다. 지지대에 누구든 사람이 그 위에 올라서지 않으면 지지대라고 부를 수 없지 않은가?


만약 내가 각별히 아끼는 누군가가 나의 위로 올라서려 한다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지지대'로서 받쳐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