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있는 대학교에서 1학년들을 대상으로 진로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을 때, 학기 초에 한 학생과 나눈 대화.
“저는 졸업하고 교사가 될 거예요. 그래서 1학년부터 공부를 엄청 많이 해야 돼요.”
“선생님이 되고 싶군요.”
“그런 건 아니에요. 사실 별로예요.”
“그럼 왜..?”
“엄마가 하래요.”
“... 학생이 하고 싶은 건 없나요?”
“있어요. 디자인이요. 저는 스포츠용품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그런데 왜..”
“엄마가 하지 말래요. 선생님 말고 다른 건 생각하지도 말래요. 안정적인 직업이 최고래요...”
"그래서 하고 싶지도 않은 교사를 하겠다고요? 임용고시가 굉장히 어렵다고 알고 있는데... 그 힘든 공부를 억지로 하겠다고요?"
"별 수 있나요..."
한 학기 동안 자기 탐색과 진로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마지막 수업을 마친 날. 학생이 다가왔다.
“저 디자인할 거예요. 해볼 거예요.”
“엄마가 반대하신다면서요. 허락을 받은 건가요?”
“그런 건 아니고요... 제가 정말 해보고 싶은 거니까... 한 번 해보려고요!”
학생은 얼굴이 빨개져서는 빠르게 뒤돌아 걸어갔다. 나에게 찐한 고백(?)을 하며 쑥스럽기도 하고 기뻤던 것 같기도 하다. 여러 해가 지났지만 학생의 표정과 눈빛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빛이 났다. 예쁘고 멋졌다.
이후 난 여러 청춘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한 번 해보지 뭐... 별 수 없잖아..” 하는 일이 아니라 “한 번 해볼래!” 하는 결심이 서는 일을 찾아보라고. 그 일이 어떤 일인지 자료를 찾아보고 공부해보라고. 작은 부분이라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전해보라고. 지금이 가장 좋은 때라고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한 번 해보려고요!
내가 들었던 말 중에 가장 멋지다고 꼽는 말이다. 많은 청춘들이 이런 말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심드렁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일에서는 의욕을 갖기도, 성공하기도 어렵다.
부모는 자녀가 이런 결심을 할 수 있도록, “이거 한 번 해보고 싶어요!”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도와주면 좋겠다. 조언과 강요를 부디, 구분해주면 좋겠다. 조언을 가장한 강요가 참 많다. 내가 자식인 너보다 세상을 많이 안다는 생각,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라는 생각은 이제 틀릴 가능성이 크다. 세상은 어른들이 살던 시대와 많이 변했다. 앞으로는 더할 것이다. 변한 세상은 그 세상의 주인공이 가장 잘 안다.
“공부는” 잘하는 사람이 있고, “공부는” 못하는 사람도 있다.
“공부도” 잘하는 사람이 있고, “공부도” 못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내 아이들이 학교 공부도 잘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만일 어렵다면(‘사실’ 어려워진 듯 하다...^^;) 공부는 못하는 청춘, 공부는 못했던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학교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을 보낼 ‘사회’라는 세상에서 자신의 일은 재밌게, 열정적으로, 성실하게 잘 해내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이거 한 번 해보자!”
자신의 고유성과 내적인 바람을 알아줄 때 할 수 있는 말이다.
성공한 많은 이들의 시작과 함께 한 결심이다.
청춘들이 자신을 알아주고 가능성을 스스로 펼칠수 있기를 바란다. 고민하고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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