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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유진 Feb 19. 2018

Job Stress & Burn Out

업무 스트레스와 번아웃(소진)

Job Stress. 

심리학에서 업무(직무) 스트레스는 개인과 직무환경과의 부적합으로 인해 발생하는 육체적, 정신적 긴장상태를 일컫는다. 직무를 하며 발생하는 스트레스로 인해 생리적 심리적, 행동적 조건이 변화되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상태에서 벗어난 정도를 말한다.

쉽게 말해 업무 자체, 또는 업무 환경, 같이 일하는 상사나 동료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정도다(직장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업무보다 사람이 더 힘든 요인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또한 일보다 사람 때문에 더 많이 힘들곤 했다.). 우리나의 경우 업무 시간도 길고 경쟁도 심한 데다 권위적인 분위기도 있어서인지 OECD 국가 중 업무 스트레스의 정도가 높게 나타난다.  




Job Stress는 어떻게 측정할까? 설문 문항을 몇 개만 살펴보자.


일에 대해 생각하면 괜한 짜증을 느낄 때가 있다.

무력감이나 피곤함을 느낄 때가 있다.

불안감 때문에 집중력이 저하되고 인내력이 떨어짐을 느낀다.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인해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업무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자포자기에 빠질 때가 있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 ~ 매우 그렇다(5점)"으로 측정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업무 스트레스가 하다는 뜻이다. 혹 문항을 읽으며 '나 정말 이런데!' 하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업무 스트레스는 평소에 잘 관리해야 한다. 관리하지 않은 채 '괜찮아지겠지' '어쩔 수 없지 뭐..' 하고 쌓아가다 보면 여러 부정적인 결과가 생긴다. 가장 먼저 업무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진다. 몰입하지 않고 하는 일은 잘하기 어렵다. 성과가 좋지 못하면 스트레스는 더 강해진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안 좋아진다.

이 상태로 시간이 지나가면 업무로부터 마음이 멀어지고 신체적 정서적 피로가 심해진다. 단순히 스트레스 혹은 피곤한 정도를 넘어 '소진(Burn Out, 이탈+탈진)' 상태로 들어서는 것이다.   


업무로부터 이탈되는 정도와 탈진 정도를 측정하는 문항을 몇 가지 살펴보자. 역시 1점(전혀 그렇지 않다) ~ 매우 그렇다(5점)'으로 측정하니 자신의 상황을 떠올리며 점수를 주면서 읽어보면 좋겠다.

 

1) 이탈

나는 점점 더 자주 내 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게 된다.

요즘 나는 직장에서 아무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일하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이 일에서 마음이 떠날 것 같다.


2) 탈진

나는 업무 중에 자주 정서적으로 지치는 것 같다.

나는 퇴근 후에 몹시 지치고 피곤해진다.

퇴근 후 피로를 푸는 데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Job Stress와 마찬가지로 위 문항에 대한 점수가 높을수록 소진 정도는 심한 것을 나타낸다.    

상담과 코칭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넘어 완전히 지친 상태까지 버티다가 온 경우를 종종 만난다. 우울, 불안감, 무기력으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자신감도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 있다. 많이 지친 만큼 회복은 쉽지 않다. 완전히 녹초가 되기 전, 일도 사람도 버겁고 싫어지는 지경에 이르기 전, 그러니까 번아웃 상태가 되기 전에 스트레스 관리를 해주어야 하는 이유다.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사회생활을 하며 회사와 조직의 구성원 역할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나 역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이 힘들어했고, 요즘도 때때로 힘이 들고 머리가 아프다. 할 일도 많고 사람들은 어렵다. 왜 이렇게 일에 진전이 없나 싶기도 하고,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참 이해가 안 되기도 한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나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업무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가 겪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스트레스를 받느냐, 받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안고 있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그때그때 적절히 해소하느냐, 꾹꾹 쌓아나가며 번아웃 상태가 되기까지 나를 지치게 하느냐의 문제다.


스트레스 관리에 가장 좋은 방법은? 

모두에게 효과 100%인 진리의 방법은 없다. 휴식, 충분한 수면, 마음이 맞는 사람과의 대화, 취미 활동, 맛있는 음식 먹기, 따뜻한 물에 목욕하기, 등산 등 대표 주자들이 있지만 모두에게 맞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방법이 나에게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하는 불편함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이는 소리 내어 웃는 웃음 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어떤 이는 억지로 크게 웃으면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거북하고 오히려 슬퍼지기까지 했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덜고 소모된 에너지를 회복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자. 이런저런 시도해 보면서 효과적인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자신에게 맞는 5~10가지 방법을 알고 있으면 상황에 따라 선택 사용할 수 있다. 어느 날은 친구를 만나 상사와 동료를 실컷 흉본 후 +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감정을 정리하는 게 좋을 수도 있고, 어느 날은 조용히 혼자 일기를 쓰며 상황을 바라보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어떤 날은 땀 흘리며 뛰는 격렬한 운동이 부정적 감정을 털고 의욕을 올리는 데 효과적일 수도 있다.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알아놓고 상황에 맞게 골라서 쓸 수 있도록 하자.


중요한 것은 평소에 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에너지가 바닥나서 재가 될 때까지 완전히 타 없어지기 전에, 즉 Burn Out(소진)되기 전에 관리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내적 에너지가 소비되어 없어지는만큼 채워주자. 에너지가 있어야 어려움이 있을 때 마주보고 해결해나갈 수 있다. 힘이 있어야 싸우기도 한다. 기운이 없으면 쉽게 포기하게 된다. 

나를 도와주는 방법을 알아놓고 잘 사용하자.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게 변하는가!

평소에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기 위한 방법이 하나 더 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에게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가, 나는 어떻게 변하는가 하는 것을 알아두는 것이다. 얘기를 나눠보면 자신이 스트레스가 심하고 이로 인해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그래서 잘 관리하지 못하고 잘못 대처하며 짜증을 낸다.

나의 경우 두통이 생기고 말 수가 줄어든다. 내가 이렇다는 것을 알기에 두통이 심해지면 '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가보다' 하고 잠깐 쉬어간다. 반면에 어떤 이는 평소보다 음식을 훨씬 더 많이 먹는다. 배가 터질 때까지 먹고는 기분 나빠한다. "살 빼야 되는데 이렇게나 많이 먹었어! 짜증 나!"


최근 두 달 동안 몸무게가 많이 늘었다며 자신이 한심하다고 한 내담자가 있었다. 음식이 맛이 있는 것도 아닌데 계속 먹게 된다고 왜 그렇게 먹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나는 물었다.

"요즘 음식이 이전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건가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왜 갑자기 많이 먹는 것 같아요?"

"모르겠어요. 그냥 막 먹어요."

"먹고 나면 기분이 어떤가요?"

"기분이 더 나빠져요. 제가 한심해요. 원래는 이렇지 않았는데..."

"요즘 힘들어서 그래요. 너무 힘든 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할 수 있는 걸 하려고 하는 거죠. 할 수 있는 것 중에 제일 쉬운 게 먹는 거고, 먹는 동안은 아무 생각이 안 들고 조금 즐겁기도 하니까 많이, 오래 먹으려고 하는 거예요. 힘드니까 나름 애를 쓰고 있는 것이지요."

"......."


한동안 아무 말도 못하는 그 사람에게 말해주었다.


애쓰는 자신을 욕하지 마세요.
힘들 때 많이 먹는 것이 꼭 나쁜 건 아닙니다.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에서는 음식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나는 그에게 앞으로는 이유 없이 갑자기 음식을 많이 먹으려고 하면 자신이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인 건 아닌지 살피라고 했다. 꼭 음식을 먹고 싶다면 아무거나 마구 먹지 말고 가능한 좋고 맛있는 음식, 혹은 '이거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음식을 '골라서' 먹으라고 했다. 먹고 나서는 "자알~~ 먹었다!"라고 기분 좋게 말하라고 알려주었다. 의미 없이 음식을 와구와구 씹고 삼키는 행동을 반복하는 대신에 자신에게 기운을 주기 위한 음식을 선택해 먹으며 회복하자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심한 줄도 모르고 이것저것 많이 먹고, 많이 먹은 자신을 욕하고 탓하고, 자신에게 욕을 먹으며 스트레스는 더 커지고, 그럼 또 먹고, 또 자신을 욕하면 악순환을 강화하는 것 밖에 안 된다.


어떤 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말이 많아진다. 스트레스 상태에서 말을 많이 하다 보니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거나 남에게 공격적인 말을 하는 실수를 저지르는데 그러고 나면 자신에게 또 화를 낸다. 예민해져서 주변 사람드에게도 짜증을 낸다. 이건 스트레스 관리가 아니라 스트레스 강화다. 그러다 병난다.  


애쓰는 자신을 도와주는 행동을 하자. 자신이 스트레스 정도가 심해질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알아두면 악순환을 일으키는 안 좋은 행동을 멈추거나 최소한 줄일 수는 있다. '아, 내가 지금 스트레스가 심한가 보구나. 좀 풀어보는 시간을 갖자. 잠깐 쉬어가자.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렇게 생각하며 해결해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Job Stress

매일 아침 눈을 떠 출근하고 오랜 시간 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움을 겪는다. 현 직장에서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직이나 퇴사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든 일을 하며 생기는 스트레스는 늘 있기 마련이다. 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잘 다스려보자고 마음먹자. 직무 스트레스가 심해져서 소진과 우울, 무기력까지 가기 전에 평소에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관리하는 것도 좋고, 혼자가 힘들다면 전문가를 찾아가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 두 가지를 알아놓자.    

1.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는가? 

- 머리가 아픈가? 잠을 못자나? 평소보다 많이 먹나? 식사를 하지 못하나? 공격적이 되나? 도망가려고 하나?

2. 스트레스를 푸는데 도움이 되는 나만의 방법은 무엇인가?

- 남에게 좋은 방법이 나에게도 좋은 것은 아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방법을 알아놓고 상황에 따라 잘 활용하자.


일을 하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는 없을 수 없다. 잠깐 일하고 끝난다면 참고 버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간이 지나 일을 손에서 놓을 때까지 오래도록 일을 해야 하는 우리는 관리하며 같이 살아야 한다. 늘 있기 마련인 스트레스를 놓고 없기를 바라거나 엉뚱한 행동을 하며 문제를 키우지 말고, 나에게 맞게 관리하며 몸과 마음의 힘을 지키는 것이 지혜로운 대처다.    




*Home - 하유진심리과학연구소

*mail - grace@hainstitu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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