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따위! 홈가드닝이 주는 소소한 행복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이로 인한 '코로나블루' 신조어가 한창 나오기 시작할 때도 난 일상이나 감정에 별 지장을 받지 않았다. 그냥 평소처럼 일상을 보냈다.
그러던 중 근래에 한 사건으로 무기력한 감정이 계속되면서 '아, 이런 게 계속 지속되면 코로나블루인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계속되는 불안한 감정에 안 되겠다 싶어 당장에 집에 놓을 수 있는 가장 울창한 식물을 검색했다.
남편은 퇴근하자마자 거실에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아레카야자를 보고 'I LOVE IT!'을 외쳤다.
기분이 더 좋아진 나는 지나가면서 괜히 한 번씩 식물을 만져보기도 하고, 바람이 불 땐 살랑살랑 거리는 잎소리에 귀기울여보기도 했다.
아레카야자를 시작으로, 다가올 따스한 봄날을 고대하며 베란다 홈가드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화원, 마트에 갈 때마다 소소하게 샀던 모종들이 모여 벌써 가짓수가 꽤 된다.
살아있는 초록 식물이 나에게 주는 힘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위대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식물들의 싱그러운 색을 보고, 각자가 내는 향을 맡고, 어제와는 조금 달라진 식물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나도 모르게 마음이 정화가 됐다.
또 어제보다 조금 더 자란 식물들을 보며 고마운 마음, 그리고 괜히 기특한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친구를 통해 '대파코인'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급등한 채솟값에 등장한 이 말이 웃프기도 하다
무시무시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대파는 채굴의 재미 뿐만 아니라, 어이가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잘 자라서 나에게 소소한 웃음까지 준다.
대파코인을 포함한 나의 홈가드닝 프로젝트는 우리집 남편과 고양이 제주의 열렬한 응원과 지지를 받으며 우리 가족에게 소소한 행복을 매일같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