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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라진 Mar 12. 2021

내가 잘나서 행복하다는 착각

'We choose to be happy.' 


우리집 서재방 화이트보드에 적힌 말이다.

실제로도 내 행복은 내가 결정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왔다.


어떠한 짜증 나는, 스트레스받는 상황이든 한번 심호흡을 한 후, '내 마음의 결정 덕분에' 다시 평온을 찾았다. 그리고 잘난 나 덕분에 지금 행복하다는 살짝의 오만감도 더해졌던 것 같다.


근래에 이 대단한 착각을 일깨워주는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과연 행복의 근원은 어디서 오는 걸까? 단지 내가 행복하기로 결정한 마음 하나에서 오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행복이라는 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이와 동시에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쉬운 듯 하다.


내가 행복하기로 결심, 선택함으로써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이처럼 쉬운 행복 공식은 없을 것이다. 


허나 모든 행복의 근원이 단순히 '나'의 결정 하나로 결정되기엔 수많은 외부 요소들이 존재한다.


행복국가 순위를 봤을 때 매년 굳건히 상위를 차지하는 건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의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다. 


실제로 행복을 측정하고 행복의 원인과 결과를 탐구하는 코펜하겐 행복연구소에서는 공동체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조한다.


출처: Canva

사랑하는 사람들과 얼마나 행복하게 지내는지, 이들과 유대관계가 얼마나 든든한지,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이웃주민이 있는지 등 공동체 의식과 안정감, 평온함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는 것이다.


나 또한 이번 주에 있었던 사건을 통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응원과 지지를 받는지 그리고 이러한 안정감이 나의 행복에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 깨달았다.


결코 나 혼자서 행복하기로 결정해서 행복한 게 아니었다. 이 마음속 깊은 곳에는 언제나 나를 사랑하고, 응원하고, 또 내가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 감사함과 사랑의 마음의 깨달음은 나의 행복을 이전과는 또 다른 차원으로 이끌어 주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에게 의지할 수 있고, 또 기댈 수 있도록 더 넓은 마음을 가지려 한다. 


이들의 행복 근원에 내가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그만큼 행복한 일은 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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