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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라진 Mar 16. 2021

한국에서 돈 쓰지 않고 행복을 누리는 법

10분 정도 자전거를 타고 집 근처 해변으로 향한다.


해변을 따라 쭉 늘어선 카페 중 우리 단골집에 앉아 브런치를 먹고, 이런저런 한 주간의 이야기를 남편과 나눈다.


운 좋게 해 좋은 오후면 바다에 누워 책을 읽기도 하고 비치 테니스를 하며 운동을 한다.


우리 부부가 네덜란드에서 보낸 일상적인 주말은 대략 이러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어디든 자전거로 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차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굳이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런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우리는 평범하다고 믿었던 네덜란드의 생활을 접고,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일상의 행복 찾기였다.


어딜 가나 교통체증을 피할 수 없었고, 북적이는 인파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졌다. 특히나 물건을 사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타입은 아니었기에 매일같이 소비를 부축이는 광고들도 피로도를 가중시켰다.


이제 정확히 한국살이 3년 차에 접어든 우리 부부는 우리만의 '돈과 행복 분리하기' 노하우가 생겼다.


1. 책을 읽는다.

나에게 책이야말로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영혼의 치유소'와 같다.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따뜻한 햇살 아래서 책을 읽는 시간은 더 바랄 것이 없는 완벽한 오후다.


2. 집 근처 산, 자연으로 떠난다.

우리가 한국에 오길 결심하며 제일 잘한 건 북한산 근처에 집을 찾은 것이다.


도보로 10분만 걸으면 바로 고요하고 푸릇한 숲과 산이 우릴 안아준다.


가만히 새소리, 바람소리만 듣고 있어도 마음 한켠이 몽글몽글 해진다.


3.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줄 감사일기를 쓴다.

작년부터 햅스터즈를 통해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감사한 점을 그냥 생각만 했을 때 보다 이 생각을 구체적인 언어로 옮겼을 때, 일상이 주는 감사함이 나에게 더 와 닿는다.


당연하게 일어난 일 같아도, 막상 글로 옮겨 적게 되면 그 사소해 보이는 것이 큰 위안과 감사과 되는 마법을 경험한다.


고대 그리스의 금욕주의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가진 게 많은 사람이 아니라 원하는 게 적은 사람이 부자라고 말했다.


행복의 토대가 돈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우리는 일상에 현존해있는 진정한 보물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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