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y 헤일리 데일리

196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쓰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

위스키와 오믈렛, 레코드, 재즈 등을 향유하는 젊은이들이 등장해요. 같은 시대를 다룬 한국의 소설과 너무 다른 모습에 깜짝 놀랐어요. 박경리 작가님의 <은하>, 은희경 작가님의 <새의 선물> 등을 읽어보면, 주로 먹고사는 문제가 큰 비중으로 다뤄지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보다 30년가량을 앞서갔던 일본의 발전 속 젊은이들은, 무기력하거나 방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우울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주인공 와타나베는 그렇게 절친과 그의 여자친구 등 주변인을 잃어요.


너하고는 달리 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고,
그것도 제대로 살기로 했거든.

<노르웨이의 숲> 중에서



와타나베는 생명력과 활기, 삶에 대한 의지로 가득한 미도리를 만나며 삶을 살아내고자 마음먹어요. 요양원에서 만난 레이코 씨도 와타나베를 응원하며 행복해지길 빌어주죠. 청년들에게 전하는 레이코 씨의 메시지가 너무나 좋았어요.


그 누구의 눈길도 의식하지 말고, 이러면 행복해질 것 같다 싶으면 그 기회를 잡고 행복해져요. 경험적으로 볼 때 그런 기회란 인생에 두 번 아니면 세 번 밖에 없고, 그것을 놓치면 평생 후회하게 돼요.

<노르웨이의 숲> 중에서


노골적인 성적 묘사만 기억에 남았던 작품이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우리 인생에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아픔과 이별, 상실감 속에서도 누군가는 품을 들여 살아낸다는 것. 각자의 행복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함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기괴했지만 매력적이었고, 인생의 경험치를 쌓아 올리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미도리의 명대사로 이만 마치겠습니다. PEACE.


비스킷 깡통에는 여러 종류 비스킷이 있는데... 먼저 좋아하는 것을 먹어 치우면 나중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는 거야.

나는 괴로운 일이 있으면 늘 그런 생각을 해. 지금 이걸 해두면 나중에는 편안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깡통이라고.

<노르웨이의 숲>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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