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다행히도, 그나마 건강한 체력을 가진 나.
그런데 이번 여름 에어컨을 달고 살며 만성 질환을 얻어버렸다. 그건 바로 비염. 미미하게 증상이 있던 편이었는데 한두 달 새 고질적 질환이 돼버린 것이다. 그 영향으로 코는 꽉 막혀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지경까지 와버렸고, 목소리는 어느새 코맹맹이 콧소리로 바뀌어버렸다. 간드러지게 애교 섞인 목소리가 아니라서 듣기가 영... 누가 들어도 이건 그냥 '코 막힌 여자'다.
요즘 환절기 날씨까지 겹쳐서 아침마다 재채기를 연신 해댔다. 그러다 보니 오늘 아침 컨디션은 최악으로 치달았고, 나는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이 만성 질환을 어떻게 완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그러다 자책했다. 이건 내가 매일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달고 산 탓도 있노라고. 덥다고 끊임없이 들이켰던 차가운 음료. 아시다시피 의사들은 찬 음료를 멀리하라고 권고한다.
이런 몸과 마음으로 아침 요가 수업에 가기가 너무 싫었다. 하지만 예약 취소가 안 되는 상황. 나는 할 수 없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요가 센터에 갔다. 그냥 어려운 동작은 요령껏 하자는 설렁한 마음가짐으로.
그런데 이게 왠 걸? 요가 동작을 하면 할수록 코가 뻥 뚫리고 시원했다. 코로 숨쉬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복식호흡이 도움이 됐을까? 아님 근력 때문? 여하튼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수업을 하면서 내 몸은 빠르게 가벼워지고 있었다.
'역시! 이래서 사람은 운동을 해야 해.'
수업에 오길 잘했다며 나 자신을 칭찬하며 신이 났다. 그리고 또 생각했다.
'집에 가는 길에 아이스아메리카노 사러 가야지.'
이래서 사람은... 바뀌지 않는가 보다. 비염 때문에 아이스 음료를 마시지 않겠다던 다짐은 이렇게 쉽게 허물어져버렸다. 참 나도 어지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