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3am
아침형 인간은 나에게 평생의 숙제였다. 어릴 때부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던 나는 뼛속까지 올빼미형 인간이다. 밤에는 잠이 안 오고 아침에는 일어나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느지막이 일어나면 해가 중천에 떠 있어 이미 하루가 시작되어 있었다. 죄책감이 들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였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루를 늦게 시작해서 늦게 마치나, 일찍 시작해서 일찍 마치나 똑같은 시간을 쓰는 거 다를 게 뭐가 있나 싶기도 했지만 이왕 같은 시간을 보내는 거 뿌듯하게 보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부러워만 할까. 그래서 얼마 전부터 일찍 일어나기를 하고 있다.
나의 루틴은 일찍 일어나기, 운동(스트레칭, 요가 또는 러닝머신 달리기), 아침 일기 쓰기, 책 읽기(철학/자기 계발/비문학 분야), 영어 공부하기이다. 이 루틴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든다. 최근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깨달아서 20분 정도의 골반/하체 스트레칭은 매일 하려고 하고 있다. 여기에 30분 동안의 요가 또는 러닝머신을 마치면 1시간 정도가 든다. 아침 일기는 내 안의 무언가를 뱉어보고자 시작했고 이제 약 20분 정도의 힐링 시간이 되었다. 독서는 약 25분 정도 철학이나 자기 계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비문학 분야 위주로 보려고 한다. 그리고 캐나다에 사는 나로서는 스피킹 위주의 영어 공부도 놓칠 수 없다. 중간에 샤워하고 커피 내리는 시간까지 약 3시간 정도 걸린다.
아침에 하는 이 루틴은 잡생각이 나지 않아서 좋다. 하루 중간에 하려고 하면 지금 내가 이런 걸 해도 되는 시간인가? 청소, 빨래, 공과금 납부 등등의 생존에 필요한 일들은 당연하고, 거기다 나는 지금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서 일과 관련된 일들로 생각할 거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조용한 아침에는 다른 사람들도 아직 일을 시작하지 않았으니, 온전히 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일찍 일어난다는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잠깐만 침대의 유혹을 이겨내면 신기하게도 머리는 더 맑다.
오늘부터 브런치에 글을 남기는 두 번째 아침 일기도 루틴에 추가했다. 오늘 6시 10분에 일어났는데도 두 번째 아침 일기를 쓰기 시작한 시간은 8시 43분이다. 아마 매일 쓰지는 못 할 거다. 아침 루틴에 걸리는 시간이 많아 점차 조절해가야겠지만 그래도 하나씩 아침의 이야기를 계속 글로 남겨보려 한다.
9:10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