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청춘이란 파도를 즐기는 중입니다. EP 1
서른하나에 떠난 호주 워킹 홀리데이! 호주를 방랑하는 중입니다 :D
스물아홉의 봄,
내 인생을 다시 쓰기로 했다.
6년 차 나름 잘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업계에서 알아주는 큰 회사인데다가 업계 특성상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하고 앞으로 더 많이 할 수 있는 곳이라 내 발로 그곳을 떠나는 건 솔직히 조금 아쉬웠다.
그렇지만 과도한 업무량, 연차가 오르면서 늘어나는 책임감과 부담감은 20대를 온통 쉼 없이 일만한 나를 더 지치게 만드는 요소였다.
말하면 꼭 이루어질 것만 같아서 입버릇처럼 말하던 서른은 해외에서 맞이할 거라는 계획을 실행하기로 했다.
당시에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여유와 휴식이 더 필요했기에 봄이 막 시작되려는 그 계절, 서울을 떠나 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봄, 여름 그리고 가을을 지나 스물아홉의 겨울, 혼자 유럽 땅을 밟았다.
혼자서 떠나는 여행을 즐기는 스타일이지만 유럽 여행은 처음이었기에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출발한 여행은 홀로 서른을 타국에서 맞기에는 상당히 외로울 것 같아 12월 초순에 귀국하는 한 달 정도의 겨울 여행이었다.
첫 여행의 시작 지점은 내가 가장 가보고 싶었던, 지금은 가장 사랑하는 도시인 베니스.
베니스의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바포레토를 타고 베니스 곳곳을 하루 종일 돌아다니기,
어찌 보면 아주 심플한 일정이 그동안 잊고 있던 더 자유롭고 즉흥적인 나 자신을 다시 찾게 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베니스에서의 마지막 저녁,
스칼치 다리에서 저무는 베니스의 석양을 바라보던 그날의 바람과 그날의 자유로운 느낌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그 석양을 바라보며 문득 떠올랐다. 아주 막연하지만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좀 더 새로운 시야로 색다른 경험을 하며 나 자신을 찾아보고 싶다고 말이다.
그 여행 동안에 나는 다른 도시, 다른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처음 베니스의 다리 위에서 떠올렸던 생각이 더욱 확고해져갔다. 좁은 틀에 갇혀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이 넓은 지구를 왜 그동안 잊고 살았는지...
생각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현실적인 내 자금 사정과 언어 실력을 고려해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워킹홀리데이를 떠나자고, 여행의 끝자락 나는 그렇게 다짐했다.
그리고 서른하나,
나는 지금 호주를 만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