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의 대화(2)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 친구에게 영상 통화가 걸려 왔다. 너무 반가워서 할 일을 제쳐두고 통화를 받았다. 나름 격식을 차리겠다고 간접등을 키고 불편한 자세로 있었지만, 결국 침대였다는 사실이 조금은 웃기다.
가벼운 안부부터 시작해서 영국에서의 이야기를 거슬러 서로의 삶을 공유했다.
그러다 친구가 진심이 가득 담긴 말을 허공에 뱉어냈다.
"집 가고 싶다."
나는 한동안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금세 눈물이 차올랐다.
애석하게도, 그 친구에 대한 연민에서 비롯된 눈물은 아니었다.
"..."
'나는 돌아갈 수 있는 집이 있었나?'
그렇게 잠시 벙어리가 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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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울 것 같다는 말을 불쑥 내던졌다. 친구가 적잖은 당황스러움을 내비쳤고, 나는 재빠르게 그 감정을 회수하고 싶었다. 그래서 당신의 서사에서 비롯된 슬픔이 아니라고 고백했다.
이제까지 나에게 집이 있었나.
물리적인 형태의 집이 아닌, 진짜 마음의 집 말이다.
유년부터 지금까지 나는 마음 하나 제대로 누일 곳 없는 삶을 살아왔다.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은 나날들.
현재는 홀로서기를 위해 자취를 시작한 지 7년이 흘렀다. 그러나 내가 머무는 곳은 '집'이라고 부르기로 약속한 피상적인 공간일 뿐이었다. 집으로 발검음을 옮긴다 하여 온전하게 마음이 편했던 적은 없었다.
난 그렇게 살아왔다.
"난 집 없는 삶을 살아온 것 같아.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난 집 없는 삶을 살아왔어. 누군가에게 기꺼이 집이 되어주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했지만 그들은 나에게 집이 된 적이 없었거든. 그래서 너가 부러우면서 내가 초라해지네."
또다시 상투적인 대화를 나누다가 그렇게 유야무야 전화가 끝났다.
그렇게 쌉싸름한 마음을 오물오물 씹어먹다 잠에 들었다.
밤이 너무 깊어 차마 간접등을 끄지 못한 밤이었다.
웃긴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