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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진 Oct 27. 2019

유쾌 상쾌 통쾌 3박자를 갖춘 피디님의 여행과 통찰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리뷰

친정에 있는 동안 김민식 피디님의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를 열심히 읽었다. 피디님의 저자 강연이 있어서 참석했었는데, 그 강연을 듣고서 책을 읽으니 마치 음성지원이 되는 것처럼 더 술술 잘 읽히는 경험을 했다. 한편으로는 피디님의 전작 <매일 아침 써봤니?>를 재밌게 읽은 터라 기대도 있었지만 비슷한 맥락이면 어떡하나 하는 우려 아닌 우려도 있었는데 그런 우려를 날려버릴 만큼 이번 책은 그것과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이 넘쳐났다. 역시 베스트셀러의 저자는 아무나 되는 것에 아닌가 보다.


책을 읽으면서 피디님이 정말 많은 곳을 여행하셨구나 하는 것도 느꼈지만 피디님도 정말 열심히 사시는 분이구나를 실감케 했다. 책에서 제시되는 일화 중에, 드라마 제작차 들른 타이완 가오슝에서 배우와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 시간이 빈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남을 때 피디님은 당일치기 여행 코스를 짜서 하루를 보내시고 나중에 블로그에 그 여행기를 올렸는데, 나중에 블로그에서 그걸 본 후배가 깜짝 놀랐다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목적으로 갔던 곳인데 누구는 그곳을 일로 방문한 곳으로 기억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짧지만 즐거운 여행의 기억으로 추억됐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 부분이 참 와 닿았다. 무엇인가를 이루는 것이 거창한 계획과 대단한 준비가 필요하다기보다는 틈틈이 준비하고 가능한 시간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찾아서 이뤄내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책에서 제시하는 일상 속 짧은 여행 추천 코스

책 중간중간, 본인이 직접 다녀오신 코스 중에서 좋았던 것들을 알려주시는데 굉장히 유용한 정보였다. 나는 이 중에서 서울 둘레길 여행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일상을 여행처럼


피디님이 어떻게 사시는 분인지 책에서도 잘 드러나지만 언행일치라는 것을 강연을 통해서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위에 제시한 사진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보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구체적인 예시로 잘 설명해 주셨다. 나는 이런 부분들이 특이 더 와 닿고 좋았다. 여행이라고 하면 해외여행부터 떠올리면서 돈과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으로 여기며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강연에서도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데, 피디님의 다음 여행지는 어디냐고 누군가가 질문했다. 그때 피디님은 내일 강원도에 강연이 있어서 가는데 강연하고 다음 날 그 주변 일대를 하루 코스로 여행할 계획을 잡아놓으셨다고 답변하셨다. 책에서도 강연에서도 재차 말씀하신 그대로의 답변이었다. 단조로운 일상 속에 여행이라는 재미를 불어넣으면 일상이 훨씬 즐거워진다는 말이 어떤 것인지를 실감케 했다. 



삶의 통찰


책은 단순히 본인이 다녔던 여행지 소개와 노하우 전수 혹은 겪였던 경험담에서 그치지 않고, 피디님이 그간 살아온 삶에 대한 삶의 통찰이 담겨 있다. 아이를 육아하는 아빠의 모습에서부터 한 남자의 아내, 한 부모의 자식 그리고 일터의 리더 등 여러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 삶에서 매 순간 어떻게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가령 부인과 단둘이 가는 여행에서는 걷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아내를 앞세우고 본인은 뒤를 따라간다고 한다. 미숙한 사람을 앞세우고 능숙한 사람이 쫓아가는 것이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을 배려하는 좋은 공동체의 모습을 이렇게 실천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첫째 아이와 네팔 여행을 하면서 잠자는 것이 가장 좋았다고 하는 아이의 답변을 제시하며 부모의 역할에 대한 중요한 말씀을 해 주신다. 부모가 제공하는 경험에서 부모가 원하는 대로 아이가 느끼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결국 아이가 느끼는 것을 헤아릴 줄 아는 부모가 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임을 강조하신다.



행복은 강도가 아닌 빈도


행복은 강도가 아닌 빈도라는 말씀을 전작에서도 강연에서도 그리고 이 책에서도 재차 말씀을 하신다. 나도 자꾸 듣다 보니 그 말씀이 점점 어떤 것인지 가닥이 좀 잡히는 것 같다. 우리의 삶은 어떤 대단히 중요한 사건들의 나열이 아니라 그저 하루하루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열심히 살아가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임을 또 한 번 깨닫는다. 무조건 직진이라는 에피소드에서 제시한 다니엘 헤니처럼 말이다. 그 잘생긴 배우가 멋진 몸을 유지하는 것은 타고난 것이 아니며 장소를 불문하고 매일 아침 2시간씩 직진하며 달리는 삶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삶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삶이 내가 기대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불행한 것이 아니며 대단한 결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주어진 할 일을 하면서 그 가운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것들을 틈틈이 행하면서 일상의 행복을 찾는 것이 우리 삶이라는 것을 다시 배웠다. 그런 삶의 연장에는 결국 본인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피디님의 지금 삶처럼 말이다.


빨리 가려고 조급해하면 회사를 다니면서 자전거 전국 일주가 불가능한 것이지만 조금 여유를 갖고 길게 본다면 주말과 연휴를 이용해서 두 번으로 나누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이 피디님의 결론이다. 빨리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갈 수만 있다면 거기에 초점을 주는 것이 더 현명한 인생을 사는 것임을 일러주신다.


마지막으로 책도 좋지만 피디님의 강연도 기회가 되시면 꼭 한 번 같이 들어보시기를 추천한다. 책을 읽는 즐거움이 더욱 배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유쾌함 속에 진중한 통찰이 있는 피디님을 닮고 싶다. 조만간에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도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하며 글을 마친다.





*성장판 서평단으로 작성한 글로써 저의 주관이 담긴 글임을 명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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