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방향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젊은 모색 2021》
전시 기간: 21.05.28-21.09.22
관람일: 21.07.28
《젊은 모색 2021》은 국립현대미술관(국현)에서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비정기 전시인데, 80년대부터 열려온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번에 처음 보았다. 마침 젊은 모색 40주년 기념전이라 그동안 열린 전시들의 아카이브도 마련되어 있었다. 이번 전시는 디자인적으로 밀도가 높아 보이지 않아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신진 작가 개개인에 집중해서 볼 수 있다는 점은 좋았다.
전시는 아카이브가 마련된 중앙홀을 중심으로 양옆 전시실에 올해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공간 디자인의 핵심은 작가 한 명 한 명을 집중 조명하는 것으로, 전시장의 구역을 나눠 서로의 작품이 섞이는 일이 없도록 했다. 그리고 작가마다 해당 구역의 도면과 작품 캡션을 두어 전시장 전체가 여러 소규모 갤러리들이 모여있는 느낌이었다. 특히 전시 아이덴티티를 담은 캡션에 작가를 소개해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 자체에도 시선이 가도록 의도했다. 보통 캡션은 시각적인 요소를 많이 배제하는데, 이번 전시는 작품도 작품이지만 작가를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니 이에 대한 강조가 많이 되어 있었다. 전시 중간에 작가들의 도록을 볼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느꼈을 때, 작가마다 공간을 부여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작품이 넉넉하게 배치되어서 밀도가 낮아 보였다. 신진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기에 작가 개인에게 집중한 것은 좋았지만, 전시장 넓이를 좀 줄여 밀도 있게 작품을 배치했다면 한눈에 보았을 때 전시가 좀 더 풍성해 보였을 것 같다.
전시 아이덴티티가 가장 크게 드러나는 곳은 아카이브가 전시된 중앙홀이었다. 그러나 푸른색의 기하학적 도형이 공간에 적용되었을 때 젊은 모색이라는 주제가 크게 와닿지 않아 아쉬웠다. 아카이브에는 80년대부터 시작된 젊은 모색 전의 도록과 대표작, 큐레이터의 인터뷰가 전시되어 있는데 대표작은 작품이 직접 걸려있지 않고 AR로 감상할 수 있었다. 현재 다른 곳에서 전시되고 있는 작품도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미술관 아카이브 방식에 대한 고민도 엿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중앙홀에는 작품은 보이지 않고 전시 아이덴티티를 입체적으로 활용한 집기들이 놓여 있었는데, 넓은 공간 사이즈에 맞게 집기들을 제작하고 배치하다 보니 필요 이상의 크기와 간격으로 놓이게 되어서 전체적으로 집기들이 부해 보였다. 집기의 몸집을 줄이고 형태를 양옆 전시실에 있던 캡션처럼 플랫하게 바꿔서 중앙홀을 좁게 활용하거나, 관람이 쉽도록 스툴 같은 보조 기구로 공간을 채웠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AR 아카이브라는 새로운 컨텐츠를 경험할 수 있었던 점은 의미 있었다.
중앙홀의 아카이브
AR 감상
최근 소규모 갤러리에서 많은 작가들이 전시 기회를 얻는 만큼 기관에서 열리는 신진 작가 전시는 뭔가 다른 포인트가 필요해 보인다. 이번 전시는 그 방향을 찾는 과도기로 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전시에서 현재 신진 작가들의 작업 성향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서 몇 년 단위로 한국 미술의 현황을 아카이빙 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앞으로의 방향을 찾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의 경우 15명 작가들의 작업이 '사회', '환경', '미술 양식', '장르 융합'에 관한 것으로 나뉘었는데, 이런 식으로 시기별로 특징을 기록해두면 전시 자체가 아카이브의 형식을 띠게 되어 미래에 활용하기 좋은 자료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