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 상호 보완하는 두 개의 광장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2부

by Haim Jung

전시기간: 19.10.17-20.03.29

관람일: 20.01.17



국립현대미술관의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중 2부는 1950~2019년까지의 시기를 다룬다. 이 시기는 광복 이후 6·25 전쟁과 민주화를 거치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루기까지의 노력이 담긴 시기이다. 전시실은 근대와 현대를 구분하기 위해 둘로 나뉘어 있고 각 전시실의 중앙에 서로 다른 두 개의 광장이 구현되어 있다. 미술관 로비를 중심으로 오른쪽 1, 2 전시실의 중앙홀에는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던 광장이, 왼쪽 1 원형전시실의 중앙에는 현재의 우리가 마주해야 할 광장이 있다. 그리고 각각의 광장을 둘러싼 주변 공간에는 시대에 맞는 소장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2부 전시는 《광장》 3부작 중 체감상 작품 수가 가장 많고 시대가 가진 투쟁적인 성격 때문인지 광장이라는 전시 제목이자 주제를 가장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먼저 1, 2 전시실의 재현된 광장은 건물의 1~3층을 관통하는 중앙홀에 위치한다. 이곳은 3층의 층고가 뚫려 10m가 족히 넘는 어마어마한 높이의 공간인데, 이 높은 벽면을 전부 덮는 거대한 걸개 작품과 당시 실제로 쓰였던 택시, 운동화 등을 전시함으로써 1980년대 민주항쟁의 광장을 재현했다. 관객은 중앙홀 곳곳에 불규칙적으로 배치된 작품들을 보면서 시위 현장의 분위기를 상상하고 중앙홀에서 위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오르내리며 걸개 작품의 규모와 질감, 그리고 중앙홀의 공간감을 현장감 있게 느낄 수 있다. 그중 오른쪽 걸개 작품의 배치가 눈에 띄었다. 작품 맞은편 양 모서리에 있는 벽에는 그림이 전시되어 있으나 가운데는 어떠한 작품도 설치되지 않았다. 이것은 관객이 걸개 작품과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서 작품을 최대한 눈에 담을 수 있도록 배려한 부분이기에 섬세한 위치 선정에서 오는 배려심이 느껴졌다.

중앙홀의 '재현의 광장'

1, 2 전시실의 광장이 ‘재현’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1 원형전시실의 광장은 ‘소통’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곳에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주거, 세월호, 북한 같은 주제의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으며, 실제로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이 공간에서 진행하여 전시장을 실제 광장으로 활용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위치에는 사람들이 책을 읽고 고민할 수 있는 북카트가 여러 개 놓여있고, 전시실의 전체적인 조도는 1, 2 전시실에 비해 굉장히 어둡다. 그래서 관객은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전시를 보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스스로가 작품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전시 전체 서사 중 마지막에 해당하는 이 공간에서 관객은 지금까지 관람한 전시가 자신을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원형전시실의 '소통의 광장'


이번 전시는 사각형의 전시실에 과거를 재현하고 원형의 전시실에 현재를 담았다. 사각형과 원이 가진 상징적인 의미를 통해 동선을 구성하고, 연관성 없는 개별 작품들이 한 공간에 모여 광장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며 시너지를 내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수많은 작품들이 적재적소에 놓여 완성된 공간은 관객이 물리적으로 전시의 서사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왔다. 공간 구성만으로 전시 주제를 잘 전달한 부분이 1부 전시보다 좋았고, 이러한 공간감은 전시장에 직접 가야지만 느낄 수 있는 것이기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광장 이외의 전시 전경



전시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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