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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im Jung Jul 28. 2022

우리가 공예를 찾는 이유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관, 덕수궁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

전시 기간: 2022.06.16~2022.08.07

관람일: 2022.07.26







최근 공예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계정 @k_craft_news는 한국에서 열리는 공예 관련 전시를 소개하는 계정인데, 이 계정을 살펴보면 2019년에는 약 212회, 2020년에는 약 258회, 2021년에는 약 300회의 공예 관련 전시가 열렸다. 게다가 작년에 개관한 서울 공예박물관 역시 공예의 대중성을 높이는데 한몫했을 것이다.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관에서 열리고 있는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은 작가의 대표적인 기법인 유리공예 작을 전시하고 있는데, 이 역시 평일 낮에도 대기 줄을 서야 할 만큼 성행하고 있다. 공예는 갑자기 왜 이렇게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을까?

덕수궁에 설치된 오토니엘의 작품



그것은 우리의 신체가 디지털 세계하여 육체이 가진 물성의 감각을 발현하고 있기 때문다.

     촉각은 시각보다 우선하는 감각이다. 우리는 색을 표현할 때 한색, 난색, 중성색 등 촉각과 관련된 표현을 사용하고, 물체 묘사할 때 표면의 매끈함, 거침, 울퉁불퉁함 등의 촉각적인 감각들을 사용한다. 시각을 통해 촉각을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공예는 감각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모두 회화보다 우선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 예술이라고 했을 때 가장 흔하게 떠올리는 회화조차도 눈으로 바라보는 감상의 예술이다. 반면 공예는 직접 만질 수 있고 우리의 생활과 함께하는 일상의 예술로, 회화보다 우리 몸의 더 많은 감각을 일깨운다. 눈으로 보고 존재를 확인하지만 직접 만질 수 없어 존재하지 않는 디지털 세계를 부유하는 동안,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육체적인 감각을 느끼기를 갈망한다. 그리고 공예는 우리가 대부분의 시간을 시각에 의지하면서 소홀했던 몸의 감각을 재 인지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촉매가 된다.

수공예의 감각이 느껴지는 불규칙적이고 불완전한 형태들



현실에서 점점 더 많은 일상이 디지털로 수렴되고 있다. 그러나 그 속도는 육체를 가진 인간의 몸이 적응하기에는 너무 빠르고, 그에 대한 반사 작용으로 우리 몸은 체에 익숙 물성의 감각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공예품을 눈 앞에서 직접 감상하고, 곁에 두고 싶어 다. 편리한 디지털 공간 대신 굳이 미술관이라는 현실의 공간을 찾아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시기에, 이와 같은 이유로 미술관의 존재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미술관은 인간으로서의 감각을 유지하고 되살리는 치유의 공간이다.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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