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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im Jung Jul 01. 2022

공간 디자이너가 보는 전시

 「아트버스 카프」 2022년 7월호

한국미술재단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아트버스 카프」에 'SPACE'라는 칼럼명으로 글을 기고하게 되었다.


그동안 브런치에 업로드하는 전시리뷰를 통해 몇몇 플랫폼으로부터 기고를 제안받았었지만, 글의 주제나 일정 등의 문제로 아쉽게 참여하지 못했다. 「아트버스 카프」의 경우 전문 예술인을 위한 잡지이기보다는 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잡지라는 기획이 의미 있다고 여겨져 필진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매달 기고하는 것은 아직 부담스러워서 우선 비정기 필진으로 시작한다.

     칼럼 'SPACE'는 '공간의 시선으로 보는 전시'를 주제로 한다. 이곳에서는 전시리뷰보다는 전시 자체에 관한 필자의 생각이나 개인적인 경험을 풀어내려 한다. 첫 글인 2022년 07월호에서는 전시에 관한 글을 쓰게 된 필자 나름의 일대기를 적어보았다.


아트버스 카프 웹사이트에서는 이미지로만 글을 감상할 수 있어서, 아래에 칼럼 전문과 사이트 주소를 첨부한다.








[공간 디자이너가 보는 전시]



1.

중고등학생 때부터 전시 보는 것을 좋아했다. 시험이 끝나고 친구들이 놀이공원에 갈 때 나는 전시를 두세 편씩 몰아 봤다. 취미가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시를 만들 수 있는 공간디자인을 전공하기로 했는데, 꿈을 정했으니 뭔가 관련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전시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전시장이 어떻게 생겼었는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집에 도착해서는 리플렛과 찍어온 사진을 지도 삼아, 격자무늬 종이에 도면과 작품 위치를 생각나는 대로 그리고 이에 관한 의견을 썼다. 사진만 찍었을 때는 작품을 기억하는 정도에서 그쳤지만 손으로 기록하니 전시에 대한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었다.



2.

대학에 와서도 이 습관을 계속 이어갔다. 공간과 함께 그래픽 디자인을 배우면서 작품과 공간뿐만 아니라 전시 아이덴티티에 관한 의견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계속 혼자서 글을 쓰다 보니 내 시야에만 갇혀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혼자 하던 공부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했다. 소모임에서 스터디를 만들어 각자, 또는 함께 전시를 본 후 감상을 나누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방학 때는 감상을 나누고 각자 관심 있는 키워드로 전시에 관한 비평 글을 썼다. 매번 같은 대상에 관한 다른 의견이 나오는 걸 보면서, 그 뒤로 항상 내 의견을 다시 한번 검토하고 내가 너무 자기 확신에 찬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3.

이렇게 혼자서 또 같이 글을 쓰면서 단편적인 메모가 아니라 기승전결을 가진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을 했다. 그 과정에서 타인이 내 글에 공감해주는 기쁨을 알게 되어 인스타그램과 브런치에 꾸준히 전시 리뷰를 올렸다. 이를 계기로 아트버스 카프에도 글을 기고하게 되었다. 내 섹션의 제목은 'SPACE'로, 공간의 시선에서 전시를 본다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다. 주제뿐만 아니라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잡지에서 내게 할애된 이 지면은 나의 글을 담는 하나의 공간이다. 전시를 보는 관점은 작품 감상에만 있지 않다. 작품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 그래픽, 기획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준다. 앞으로 이 평면의 공간 위에, 공간에 관한 나의 이야기를 새기려 한다.






아트버스카프 2022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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