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5@Pont de Bir Hakeim

by 알스카토


파리의 5월을 상상하며 웨딩 촬영을 예약한 커플. 상상의 나래를 펴보자. 이들은 불청객 꽃샘추위나 소나기의 난입을 우려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그러니까 5월 중순으로 파리 스냅사진 일정을 잡을 정도로 용의주도한 커플이었을 게다. 지난주 파리 장마가 시작됐을 때만 해도 비 온 직후의 맑은 파리를 상상했겠지.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오늘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렸다. 비를 피해 비르하켐 다리로 대피했지만 다리 사이를 지나는 계곡풍은 더 강해졌다. 결국 참다못한 아내는 분노 섞인 슬픔을 토해냈고, 남편은 파리 장마가 자기 탓이라도 되듯, 악천후에 웨딩드레스 입고 고군분투하는 아내에게 미안함을 표했을 수도. 파리는 하필 왜 우리에게만 이런 시련을 주는 건가 속상해하는 듯한 커플의 표정을 보니 이 말이 떠올랐다. '파리가 원래 좀 그래요. 생긴 거랑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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