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치자 HDR급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파리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오르세 미술관의 인상주의 작품 탄생엔 예술가의 창작력만큼이나 프랑스의 선명한 빛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오늘 풍경을 보며 다시금 확신했다. 어제 강풍 동반 폭우를 피했던 비르하켐 다리가 보인다. 여기서 극기훈련하듯 웨딩 촬영을 하던 커플이 떠올랐다. 속상한 마음에 오늘 아침 눈을 떴을 그들. 어제와 완전히 다른 파리 풍경을 보며 커플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파리는 왜 우리의 결혼을 이리도 조롱하는 걸까. 극분노를 넘어 헛웃음의 경지에 이르지 않았을까. 역시나 할 수 있는 말이라곤. '파리가 원래 좀 그래요'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