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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May 19. 2023

0518@Rouen


유럽 성당은 규모와 장식으로 사람을 압도한다. 당시 성당이 사람들의 경외심을 이끌어내 신앙의 권위를 강화하는 수단이었음을 생각하면 당연한 건데, 여러 성당 중에서 가장 날 압도한 건, 프랑스 휴일을 맞아 찾은, 파리 근교에 위치한 루앙대성당이다. 원래 프랑스 성당들이 장식적이라지만, 루앙 성당은 조각 작품을 이어 붙였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맥시멀리즘 정점인 건축물이다. 12-13세기 종교가 인간의 마음을 얼마나 완벽히 컨트롤하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증거기도 하다. 이성적 인간이라면 언제 완공될지도 모를 성당을 짓는데 인생을 바치진 않겠지.(실제 400년 정도 걸렸다고 한다) 인상주의 화가 모네가 루앙대성당 연작을 그려 이곳은  더 유명해졌다. 모네는 고정된 형태가 빛의 변화에 따라 달라짐을 보여주는 게 인생의 목표였던 인물이니, 이렇게 디테일한 초대형 조각품만큼 완벽한 게 있었을까. 역시나 모네는 성당의 섬세한 외형을 신나게 녹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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