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8@Nantes

by 알스카토


어쩌다 낭트를 오게 됐다.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구교와 신교의 자유를 인정해 준 낭트칙령의 그 낭트였다. 하지만 내 머릿속 인지도와 무관하게 낭트는 모던하고 심심한 동네였고, 여긴 왜 온 거냐 하소연하는 아이들을 Les Machines de l'ile(섬의 기계들)라는, 정체불명 전시파크로 데려갔다. 인터넷으로 봤을 땐 기계로 만든 대형 곤충, 동물을 어설프게 전시하는 곳인가 했는데, 아니었다. 마치 1900년 파리 박람회에 담겼던, 기술과 진보에 대한 희망을 알폰소 무하 Alphonso Mucha 스타일의 세련된 디자인으로 포장해 놓은 야심 찬 공간였다. 2007년 오픈한 신생 전시관이면서도 마치 20세기 초 박람회의 유산을 잇는 것처럼 세련된 기획으로 꾸며놓은 걸 보고 역시 프랑스는 포장의 대가구나 싶었다. 이곳의 대표 전시물은 12미터짜리 움직이는 코끼리. 힘들게 예약해서 탔는데 너무 느리고 정작 탑승객들은 움직이는 45톤 초대형 코끼리를 볼 수 없어 좀 지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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