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1@Les Catacombes de Paris

by 알스카토


몽파르나스 타워 전망대에 올라 파리 시내를 보면 가장 먼저 파리의 평평함(지리적, 건축학적으로)에 놀라고 다음으로 인근 몽파르나스 묘지의 거대함에 충격을 받는다. 빽빽한 도심에 거대한 공터가 자리 잡고 있는데, 이런 묘지가 몽마르트르에도 있고 페르라쉐스에도 있다. 생각해 보면 파리의 오래된 역사만큼. 이곳에서 살다 죽은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묘지가 이렇게 넓고 많은데도 시체가 가장 많은 곳은 몽파르나스 묘지 근처의 지하납골당이다. 처음 보면 인간의 뼈들이 너무 미학적으로 쌓여있어 엽기적으로 느껴진다. 심지어 인간의 도가니 뼈로 하트 모양을 표현해 놓았고, 두개골도 계산적으로 정교하게 배치돼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1785년 포화상태의 묘지 30개를 파헤쳐 시신을 채석장 터로 이관했는데, 그 터가 바로 지금의 파리 지하납골당이다. 시체 옮기기가 너무 귀찮았던 누군가가 자신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뼈 미학을 선보였고, 그게 관광 상품이 됐다. 우리 애들은 파리식 엽기에 열광했고, 난 많은 관광객에게 이곳을 추천했지만, 아직 여길 구경 한 사람을 본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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