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도시 부심이 하늘을 찌르는 파리에서 1년에 한 번 개최하는 22회 Nuit Blanche 행사. 우리말로 밤샘(올 나잇) 정도 되려나. 파리 전역을 무대로 다양한 설치 미술. 공연. 오페라, 전시 등이 펼쳐지는, 일종의 클래식한 도시에서 선보이는 현대예술 전시다. 문화 도시에서 작정하고 선보이는 현대 예술 행사니 얼마나 우아할까 기대하며, 밤늦은 시간 아이들을 끌고 공연, 전시가 가장 많이 열리는 시테, 루이섬 쪽으로 갔다. 역시나 예술품은 핑계이자 안주에 불과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센강 주변에서 맥주를 마시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그 무리에 섞여 해지는 센강을 바라보며 맥주 한잔 하면 얼마나 사치스러운 행복일까 생각했지만, 내 옆엔 집돌이, 집순이가 있었다. 급하게 쑥 둘러보고 시테섬 인파를 벗어날 수밖에. 시테섬 남쪽은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여유로웠다. 여기서 다시 한번 맥주 한잔을 떠올렸지만 아이들의 귀소본능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래도 같이 야경 봐준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