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환상적인 봄 시즌 개봉이 늦어진다고 한동안 투덜거렸다. 작년보다 한참 늦게 파리의 봄이 오픈하더니만, 리스본 출장을 갔다 오니 파리 봄이 끝나있었다. 파리 여름도 봄만큼 좋진 않지만, 기온이 높아도 습하지 않아 한국 더위에 비할 바 아녔는데, 지금 날씨는 딱 한국이다. 소나기가 한번 쏟아져야 정상일 것 같은. 그냥 보면 날이 맑으니 사진 찍으면 잘 나오겠지만, 드레스를 입은, 에펠탑 앞의 저분들은 지금 스냅사진작가에게 낸 비싼 돈을 떠올리며 극한의 정신력으로 행복을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막상 드레스 안은 땀범벅일 텐데, 저 인내력이면 인생에 불가능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종일 동아시아 여름처럼 더운 파리의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