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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Ave. Rapp

by 알스카토


그간 에펠탑을 본 사람들에게 물었던 첫인상을 종합해 보면 감탄과 실망이 5대 5로 나뉜다. 첫인상이 엇갈리는 이유를 나름대로 추론해 보면, 답은 훨씬 단순하다. 에펠탑을 처음 본 위치가 변수다. 가까이서 본 사람은 감탄을, 멀리서 본 사람은 실망한다. 파리엔 고층 건물이 없다 보니, 탑을 멀리서 보면 거대한 도화지 위에 그려진 미니어처처럼 느껴진다. 반대로 가까이서 보면 규모도 규모지만, 철의 물성이 사람을 압도한다. 게다가 4층짜리 오스만 주택과 크기를 비교해서 보면, 에펠탑은 도심에 출몰한 고질라 같은 느낌마저 든다. Université 거리에서 찍은 컴퓨터 스크린세이버용 에펠탑 사진이 많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출근길에 거의 매일 보게 되는, 한국인 커플들이 스냅사진을 찍는 스폿이 있다. 문득 어떤 배경인가 궁금해서 비슷한 앵글로 담아봤는데, 그 결과물이 오늘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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