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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Disneyland Paris

by 알스카토


전날 바르셀로나에서 뒤늦게 온 아내와 아이들이 새벽부터 디즈니랜드에 간다고 정신이 없다. 연회원권 소유 친구 가족과 함께 가는데 연회원은 1시간 전 입장이 가능하다는 거다. (어쩐지 예전에 개장에 맞춰 들어가도 사람이 붐비더라니..) 한낮의 태양은 뜨거웠다. 바르셀로나에서부터 힘들다고 투덜거리던 애들이 엄마 속은 안 썩일까 걱정됐다.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아무도 없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아내에게 전화하니 밤 11시에 하는 파리 디즈니랜드 개장 30주년 기념 드론쇼를 보고 오겠다는 거다. 아니 바르셀로나 올드타운 30분만 돌아다녀도 힘들어하던 애들은 어디로 간 것인가. 물론 생각해 보면, 파리 와서 내가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전날 회식의 숙취를 견디며 애들 데리고 디즈니랜드에 갔던 날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코로나가 한창였지만, 코로나 치외법권 구역 디즈니랜드는 전 세계 관람객으로 미어터졌고, 난 이제 슬 갈까라고 애들에게 계속 물었다. 디즈니 철인들의 모습은 체력이 때와 장소에 따라 얼마나 가변적인지, 몸을 지배하는 마음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자정 무렵 아내는 이제 출발이란 카톡과 함께 드론쇼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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