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와서 공사 중이라 못 가본, 가장 아쉬운 곳 두 곳이 그랑 팔레와 파리 노트르담 성당이다. 특히 올림픽 펜싱 경기가 예정된 그랑팔레와 달리, 2019년 화재로 복원공사가 한창인 노트르담 성당의 복원은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다. 사실 프랑스엔 수많은 노트르담 성당이 있다. '우리의 모후', 성모 마리아를 의미하는 단어이기 때문. 겉에서 보면 사실 고딕 건축의 화려함 측면에서, 루앙 성당이나 아미앵 성당 혹은 스트라스부르 성당 보다도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이 얘기를 들은 파리 사람들은 파리 노트르담은 안에 들어가야 그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다며, 운이 좋아 오르간 연주라도 듣게 되면, 왜 이곳이 프랑스 가톨릭 건축의 정수인지 알게 될 거라고 말한다. 안에 십자군 원정에서 갖고 온 예수님이 쓰셨던 실착 가시관이 있다고 하니(진품인지 누가 알랴) 더더욱 성당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진다. 무엇보다 <여왕 마고>의 두 주인공, 앙리 4세와 마고 공주가 결혼한 곳이며 나폴레옹이 교황을 모셔다 놓고 직접 황제의 관을 썼던 장소에, 잔다르크의 시복식과 드골 대통령의 장례식이 열렸던 프랑스 역사의 현장을 못 본다니 너무나 억울하다. 완공에만 200년이 걸렸으며, 프랑스인의 느린 완벽주의 성향을 감안한다면, 올림픽에도 불구하고 성당 내부를 못 보고 귀국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