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공기가 차가워졌다. 파리에서의 여름이 또 이렇게 지나간다. 계절의 변화는 영원히 살 것처럼 구는 인간들에게 시간의 흐름을 일깨워준다. 함께 일했던 동료가 마지막으로 일하던 날, 그녀는 40대 중반의 아저씨들을 끌고 20대의 파리 청년들이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데려갔다. 도수 높은 싸구려 맥주를 사서 칩 한 봉지를 안주 삼아 시간을 보내는 젊은 파리지엥과 함께 미드나잇 인 파리'를 만끽했다. 한국의 연남동 철길과 한강 고수부지를 섞어놓은 듯한 곳에서 우린 동료에게 작별을 고했다. 늘 파리의 힙스터는 10 구로 모인다며. 1,2구나 샹젤리제가 있는 8구는 관광객들만 간다고 동네 부심을 드러냈던 그녀였다. 이별은 늘 아쉽지만 10구의 분위기 좋은 프렌치 식당에서 밥을 먹고 생마르탕 운하에서 병맥주를 마시며 스몰 토크를 나누는 것은 유쾌하고 적절한 페어웰 시간이었다, 반짝반짝한 눈으로 늘 성실하게 일했던 그녀의 미래에 무운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