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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4@Square Garibaldi

by 알스카토


리투아니아는 새 학기 첫날인 1일, 이런저런 행사로 시끌벅적했는데, 파리는 조용하다. 알아보니 아직 학기 시작 전이라는 거다. 1일이 금요일인 걸 보고 프랑스 교육 노동자들이 새 학기를 월요일인 오늘 시작할 거라 예상하긴 했는데, 그 예측도 빗나갔다. 5일 개학이란다. 1일까진 확실히 쉬고 오늘 출근해 새 학기 준비한 뒤, 5일에 개학하는 일정을 준비한 것 같은데 과연 프랑스구나 싶었다. 프랑스의 초등 교사는 12시-2시 점심시간을 런치 슈퍼바이저에게 일임한 뒤, 완전히 사라진다. 정말 휴식 하나는 철두철미한 사람들. 바캉스가 끝난 9월 초는, 이런저런 업무요청이 종종 거절되고 심지어 답변도 받기 힘든 시기다. 아직도 노는 건가 싶었는데 바캉스 기간 동안 밀린 일을 처리하느라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퇴근길 파리의 레스토랑은 월요일임에도 사람으로 붐볐고, 다들 바캉스의 끝을 아쉬워하며 바캉스 쫑파티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 곧 있을 10월 휴가 계획을 공유하고 있겠지. 한여름밤의 꿈을 아직 끝내지 않고 싶은지 파리는 습한 무더위 날씨가 지속됐다. 우리는 선진국 추격자라 저렇게 놀 거 다 놀고 쉴 거 다 쉬면 평생 뒤에 머물러야 한다는 국가의 가르침을 명심하고 살긴 하지만, 저렇게 놀기 위해 일하는 프랑스도 별문제 없이 돌아가는 거 보면 우리도 고삐를 살짝 늦춰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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